추천인 이름·현황 못 보게 해야…중기중앙회 차기 회장선거 추천방식 문제 제기
2015-01-12 14:33
박주봉 철강구조물조합 이사장 "금권, 불법선거 조장 우려"
아주경제 강규혁 기자 =중소기업중앙회장 선거가 한달 보름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선거규정 개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2일 박주봉 철강구조물조합 이사장은 여의도 중기중앙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후보자가 본인을 추천한 사람의 실명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한 현행 시스템은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현 조항대로 추천인 수와 추천인 명단을 공개하는 것은 비밀선거에 위배될 뿐 아니라, 중기중앙회의 근간인 협동조합 간 갈등과 반목을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중기중앙회는 지난달 18일 정기이사회에서 추천방식을 기존의 서면에서 온라인으로 바꿨다. 또 한 사람이 받을 수 있는 추천을 최대 20%로 제한했다. 특정 후보자에게 추천이 쏠리거나 중복되는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차기 중기중앙회장 선거는 내달 27일 열린다. 그 전에 오는 26일부터 30일까지 추천을 받아 해당 조건을 충족시킨 후보자만이 본선 진출 자격을 얻게 된다. 이후 2월 6일부터 이틀간 정식 후보자 등록을 거쳐 회장으로 선출된다. 중기중앙회 안팎에서는 이 기준을 통과할 후보를 3~4명 정도로 예측하고 있다.
박 부회장이 지적한 것은 이 부분이다.
지금으로선 추천 과정에서 후보자가 자신을 추천한 특정인의 실명과 수까지 확인할 수 있는데, 이렇게 되면 선거가 혼탁 양상을 띌 가능성이 높고 선거 후에도 후유증이 야기될 것이란 주장이다.
그는 "한 예로 5%의 추천을 받은 후보가 10%를 넘겨 정식으로 등록한 후보와 표를 무기로 일종의 거래를 할 여지가 있다. 업종별로 연대하는 세력에 유리한 것도 사실"이라며 추천인 수를 공개하지 말고 '추천자수 확인서'만 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달 8명의 후보가 이에 대해 논의했지만 합의점을 도출하는 데는 실패했다. 이제와서 이런 의견을 개진한 것은 지금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박용만 중기중앙회 감사실장은 "추천기간 동안은 추천인의 명부 확인이 가능하다. 후보자 8명이 전원 동의하면 몰라도 현재 이에 동의하지 않은 후보들이 있어 문제로 삼을 순 없다. 선거법 자체에 위반되는 것도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역시 중기중앙회 회장 선거는 임의위탁선거로, 근거조항 없이 선관위가 내부의 선거규정에 대해 규제할 권한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이번 차기 회장 선거에는 박주봉 철강구조물조합 이사장, 서병문 주물조합 이사장, 이재광 전기조합 이사장, 한상헌 농기계조합 이사장(가나다 순) 등 4명의 회장단에 김용구 전 중기중앙회장, 박성택 아스콘조합연합회장, 윤여두 농기계사업조합 이사장, 정규봉 정수기조합 이사장 등 총 8명의 후보가 기회를 엿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