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우커 늘어난 명동·홍대 일대 게스트하우스 창업 붐
2015-01-11 14:51
연면적 230㎡ 미만이면 구청에 신고만으로 오픈 가능
홍대 일대 다세대 등 리모델링 늘면서 시세도 껑충
홍대 일대 다세대 등 리모델링 늘면서 시세도 껑충
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 "참 조용한 동네였는데 언젠가부터 캐리어 바퀴 소리때문에 잠을 설치기도 합니다. 게스트하우스가 골목 곳곳에 생기면서 중국인 등 외국인 관광객을 많이 마주치게 돼요."(마포구 연남동 전세 거주자 K씨)
"중국인 관광객이 워낙 많다 보니 동포라는 이점을 활용해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려는 중국인들도 늘고 있습니다. 용도변경을 하는 건물도 더러 있어요."(중구 명동 B중개업소 관계자)
요우커 600만명을 포함한 외국인 관광객 1400만명 시대가 열리면서 여행객들을 위한 저렴한 숙박시설인 게스트하우스가 명동과 홍대앞 등 서울 도심에서 급증 추세다.
게스트하우스는 2012년 정부가 연면적 230㎡ 미만인 일반 단독·다세대주택과 아파트 등을 대상으로 '외국인관광 도시민박업 지정제도'를 시행하면서 창업 및 임대 수단으로 각광받기 시작했다. 게스트하우스(도시민박업)은 건축허가나 사업계획승인 없이 구청에 지정신청만으로 인·허가가 가능하며, 외국인만 손님으로 받을 수 있다.
맛집이 즐비한 연남동은 홍대 상권 확장으로 유명세를 타면서 다수의 단독·다가구주택이 게스트하우스로 탈바꿈했다. 현재 마포구청에 등록된 게스트하우스 160개 중 48개가 연남동에서 성업 중이다. 서교동(60개)에서 연남·동교동으로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 인근 중개업자들의 전언이다.
홍대입구역 인근 H공인 이사는 "게스트하우스 목적으로 임대를 원하는 집주인들이 늘면서 가격을 올리거나 매물을 내놓지 않아 매매거래가 차츰 줄어드는 모양새"라며 "집주인이 리모델링을 통해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는 사례도 많다"고 말했다.
이 일대 게스트하우스는 4~6인실 기준 하루 숙박료가 평균 2만~3만원으로 저렴하다. 한류 열풍을 타고 중국인 등 동양권 관광객이 많아 당분간 성행할 것이라는 게 게스트하우스 운영업자들의 설명이다.
게스트하우스 창업 컨설팅 업체 아이스테이컨설팅 김승겸 대표는 "최근 홍대와 강남 등을 중심으로 게스트하우스 임대 창업 문의전화가 많이 걸려 온다"며 "회사 차원에서도 직접 합정역과 상수역 근처에서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려고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 쇼핑의 메카인 명동도 게스트하우스가 성업 중이다. 현재 중구에서 지정한 게스트하우스는 63개소로 2012년(11개소)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명동역 2번 출구 프린스호텔 일대를 중심으로 밀집해 있다.
명동역 인근 M공인 대표는 "이 지역에서는 단독·다가구주택을 포함해 수익성이 떨어지는 오피스의 용도변경 등을 통해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는 사례가 많다"며 "게스트하우스 임대 문의를 하는 중국인 수요자들도 갈수록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주로 전용 264㎡, 보증금 1억~1억5000만원, 월세 400만~500만원 수준의 사업지를 찾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해당 면적 월 평균 임대료는 600만~700만원 선으로 명동지역에서 조건에 맞는 곳을 찾기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리모델링 비용도 3.3㎡당 250만원 수준으로 비싸다.
이 같은 환경 속에 불법으로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다 적발되는 사례도 많다. 지난달 명동에 이어 홍대에 센터를 연 관광경찰대는 수시로 게스트하우스를 단속해 불법 운영처를 찾아 계도하고 있다.
해당 구청 관계자는 "원칙적으로 원룸, 오피스텔 등과 같이 주거시설이 아닌 곳에서는 도시민박업을 영위할 수 없다"며 "지정신청만으로 불법을 저지르는 곳이 없도록 신경쓰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