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레이싱모델' 없는 상하이모터쇼" 의견 '분분'

2015-01-11 11:47
'염불보다 잿밥 관심' 행태 바꿔야…안전·테러문제도 고려
모터쇼 관중 급감 우려…레이싱모델은 '실직' 걱정

지난 2013년 열린 상하이 모터쇼에서 차량을 홍보하는 한 레이싱모델 앞에 참관객들이 사진을 찍기 위해 몰려있다. [사진=중국신문사]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모터쇼에서 빠질 수 없는 구경거리는 바로 레이싱모델이다. 전시차량 옆에서 차량의 매력을 돋보이게 하는 레이싱모델이 '모터쇼의 꽃'이라 불리는 이유다.

하지만 세계 5대 모터쇼 중 하나인 상하이(上海)국제자동차전시회(상하이모터쇼)에서는 올해부터 레이싱모델을 볼 수 없을 전망이다.

상하이모터쇼 주최측은 최근 중국경제망을 통해 올해 개최하는 모터쇼에서 모델 출연을 전면 취소하는 방안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참석이 예정된 중국 내 자동차 기업들은 조직위 측으로부터 레이싱 모델 자제를 요청하는 통보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통해 '염불(모터쇼)'보다는 '잿밥(레이싱모델)'에 더 관심이 많은 현재 모터쇼 관람 행태를 바꿔 모터쇼 행사 본연에 관람객들이 더 많은 관심을 갖게 한다는 계획이다.

그 동안 모터쇼에 참석한 기업들이 자신의 제품들을 홍보하기 위해 높은 가격의 레이싱모델을 고용하고 있으며 이들이 입는 의상의 노출이 심하다는 목소리를 제기해왔다. 

최근 상하이 압사사고와 테러 우려 등을 이유로 많은 사람들이 한번에 모이는 것을 경계하기 위한 움직임으로도 해석됐다.

실제로 지난 2013년 상하이 모터쇼에는 80만명이 넘는 관중이 몰려 전시장은 인산인해를 이뤘다. 특히 지난 해 베이징 모터쇼에서는 현대차 홍보대사로 한류스타 김수현이 출연할 예정이었지만 순식간에 군중이 몰리면서 안전 문제를 이유로 행사가 연기되기도 했다.

지리자동차 대외홍보 담당자는 자신의 웨이보에 "모터쇼에서 연예인, 공연 등도 모두 취소해 사람들에게 '조용한' 모터쇼를 제공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레이싱모델 없는 모터쇼를 누가 보러 가겠느냐는 목소리도 높다.

상하이 한 컨벤션서비스 업체 관계자는 "레이싱모델을 취소하면 모터쇼 입장 판매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사실 많은 사람들이 레이싱모델을 보기 위해 모터쇼를 찾기 때문"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실제 레이싱모델에 종사하는 여성들도 수입이 줄어들까 전전긍긍이다. 모터쇼 기간 반짝 돈을 버는 레이싱모델들은 일반적으로 하루에 1000~2000위안, 많게는 1만 위안 이상을 번다.  지난 2013년 상하이모터쇼에서 레이싱모델을 한 경험이 있는 한 여성은 "이러다가 실업자가 되겠다"고 우려를 표했다. 

일각에서는 주최측에서 올해 레이싱모델 홍보를 취소할 경우 이들을 무대에 세우지 않고 영업이나 행사요원으로 투입하는 '편법'도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985년부터 격년으로 열려온 상하이모터쇼는  지난 2013년에는 20개국의 2000여 개 업체가 참가해 세계 최대규모를 자랑하기도 했다. 2015년 상하이모터쇼는 오는 4월 22일부터 8일간 상하이 국가전시센터에서 개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