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총리, 경제활성화법 처리 "엑셀 좀"…이상민 "브레이크도 필요"

2015-01-07 17:39
설훈 "관광진흥법 고치면 KAL 도와주는 꼴" 난색

정홍원 국무총리가 7일 민생·경제활성화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위해 국회를 찾아 허리를 굽혔지만, 야당 소속 위원장들에게는 아쉬운 소리만 들어야 했다. 정홍원 국무총리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상민 법사위원장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사진=남궁진웅 기자 timeid@]

아주경제 석유선 기자 = 정홍원 국무총리가 7일 민생·경제활성화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위해 국회를 찾아 허리를 굽혔지만, 야당 소속 위원장들에게는 아쉬운 소리만 들어야 했다. 

정 총리는 이날 오전 이상민 법제사법위원장, 설훈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 정희수 기획재정위원장 등 상임위원장들을 잇따라 예방, 정부가 우선처리 법안으로 정한 14개 법안의 조속한 국회 통과를 요청했다

총리가 여야 지도부를 찾아 법안 처리를 요청한 적은 있지만 국회 상임위원장 면담은 상당히 이례적 일로 평가된다. 이날 연쇄 면담은 정 총리가 전날 요청하면서 긴급하게 성사됐다.

정 총리가 가장 먼저 법사위 이상민 위원장을 찾았다. 크루즈산업 육성 및 지원법, 마리나항만 조성 및 관리법과 함께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산재보험 적용제외 사유를 제한하는 내용의 산업재해보상보험법 등 주요 경제활성화 5개 법안의 처리를 부탁했다.

그러나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인 이상민 위원장이 크루즈산업 육성·지원법에 대해 "세월호 사태에서 보듯 규제를 풀어 위험 요소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하자, 정 총리는 "우려가 없도록 노력하겠으니 법에 그런 부분을 가미해달라"고 거듭 요청했다.

특히 정 총리가 "금년에는 좀 액셀러레이터(가속페달)을 밟아 진행이 빠르게 좀 …"이라고 말하자, 이 위원장이 "정부 입장은 빨리 하고 싶은 소망이 있지만 국회는 브레이크의 제어 기능도 필요하다"고 선을 그었다.

또한 산재보호법에 대해 이 위원장이 "여당 의원들이 반대한 법"이라면서 정부가 시급히 필요한 법이라도 신중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그러면서 이 위원장은 정 총리에게 "이렇게 적극 대화·소통하는 노력을 평가한다"면서도 "좀 더 일찍 하셨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 매일 국회로 출근한다는 생각으로 야당 의원들과도 소통과 대화를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정 총리는 "야당에 가까운 분이 더 많다"고 화답했다.

정 총리는 이어 야당 소속인 설훈 교문위원장을 찾아, 정 총리가 학교 주변의 숙박시설 건립을 허용하는 내용의 관광진흥법 통과를 요청했다.

그러나 설 위원장은 "칼(KAL·대한항공)이 거기(경복궁 옆)에 호텔을 짓는다는데, 칼하고는 상관없을 수도 있지만, 관광진흥법을 고친다고 하면 칼을 도와주려고 하는 게 아니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총리는 이어 새누리당 소속 정희수 위원장을 만나 "경제 관련 법이 좀 많이 뒷받침되면 (경기가) 굉장히 좋아질 것 같다"며 기재위 소관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등 경제살리기 법안 통과 협조를 당부했다.

정 총리는 상임위원장 연쇄 면담 후 최근 해양수산부 장관직에서 물러나 여의도로 돌아온 새누리당 이주영 의원을 찾아 안부를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