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쭉쭉' 급락, 결국 '반토막'...중국은 조용히 '미소'

2015-01-07 15:27
국제유가 20% 하락하면, 중국 재정 55조원 확보 가능...전략 비축유 확보 '찬스'
국제유가 10달러 하락하면 중국 경제주체 177조원 지출 절감 효과있다는 보고서도

[사진=중국신문사]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글로벌 경기 및 수요 둔화, 달러 강세 등으로 국제유가가 50달러 밑으로 급락하면서 이에 대한 반사이익을 '중국'이 누리게 될 것으로 예상됐다.

중국경제망(中國經濟網)은 7일 국제유가가 지난해 고점 대비 50% 이상 하락해 글로벌 경제가 출렁이고 있지만 이것이 중국에게 오히려 경제성장 촉진과 에너지 안보 확보의 기회가 될 것이라 분석했다.

특히 중국이 지난해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석유 수입국으로 부상한 만큼 유가 급락에 따라 상당히 큰 돈을 아낄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유가추락으로 중국이 최소 500억 달러(약 55조원)를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FT는 전문가의 발언을 인용해 "배럴당 유가가 지난해 평균 가격인 100달러에서 20%만 하락해도 중국 재정이 500억 달러가 증가하고 평균 30% 하락하면 중국 성장률이 최대 1%포인트 상승하는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추정했다. 국제유가가 100달러에서 10%만 하락해도 성장률 0.15%포인트 상승, 물가 상승률 0.25%포인트 감소의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중국 자산관리회사인 중금책략(中金策略)도 보고서를 통해 "중국이 원유 순수입국임을 고려할때 10달러만 가격이 떨어져도 중국 기업·가계가 지출 1조 위안(약 177조원)을 경감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국제유가 하락과 함께 유가부담이 큰 해운·항공업 종목이 상승세를 보이기도 했다. 5일 해운업체인 중국원양(中國遠洋 601919.SH), 항공업체인 중국국항(中國國航·에어차이나 601111.SH) 주가가 4%이상 상승했으며 닝보해운(寧波海運 600768.SH)과 해남항공(600221.SH) 등도 각각 3.76%, 1.7% 씩 주가가 뛰었다.

경제적 효과 외에 중국 에너지 안보 확립에도 유가 급락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위기상황 발생을 고려해 각국에 권고하는 석유 비축량은 약 90일분으로 중국의 경우 6억 배럴이 필요하다. 지난해 11월 중국이 처음으로 공개한 1단계 전략 비축유는 9100만 배럴, 9일분에 불과해 중국의 원유 수요는 여전히 막대한 상태기 때문.

3단계로 나눠 전략 비축유 사업을 벌이고 있는 중국이 2,3단계 비축유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1단계 비축유를 90일분까지 늘리려면 아직도 5억 배럴이 필요한 만큼 유가 급락은 중국에게 절호의 '원유 매수'의 기회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중국의 1단계 전략 비축유도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원유가격 급락 당시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실제로 중국 당국은 원유가 하락세를 이어간 지난해 10월에도 역대 최대 물량인 1800만 배럴를 구입하는 등 '사재기' 행보를 보여 시장 주목을 받은 바 있다.

국제유가는 지난 6일(현지시간) 결국 50달러 선이 무너졌다.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전거래일 대비 2.11달러(4.22%) 하락한 배럴당 47.93달러로 마감됐다. 이는 2009년 4월 이후 5년 8개월만에 최저치다. 북해산 브렌트유도 런던 석유거래소(ICE) 선물시장에서 전날보다 2.01달러(3.8%) 하락한 배럴당 51.10달러를 기록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이날 두바이유 현물가격도 2.90달러 하락한 배럴당 48.08달러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