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치' 김래원, "후회 없는 삶 살았냐"는 질문에 멈칫
2015-01-07 15:47
‘펀치’는 지난 6일 정환이 자신에게 주어진 2개월의 삶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동생 현선(이영은)으로부터 후회 없이 잘 살고 있냐는 질문을 받고 이를 담아두는 모습을 그리며 변화 가능성을 열어 눈길을 끌었다.
이날 정환은 현선이 번듯한 집안에 시집가는 것 대신 의사면허를 박탈당하고 카센터를 운영하는 남자에게 마음을 두고 있다는 사실에 분노하며 “인생 한 번이야. 후회할 일 만들지 말고 잘 살아”라고 충고했다.
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오빤 후회 없이 잘 살고 있냐”는 당돌한 질문. 누구나 돌아가고 싶은 순간이 있지만 그럴 수 없으니 지금 한 선택에 책임을 지며 후회 없이 견뎌야 한다고 밀어붙여왔던 정환은 기습적으로 날아든 이 같은 질문에 멈춰 섰다. 남은 시간이 2개월뿐인 상황에서 비로소 정환의 귀에 들리기 시작한 물음은 “당신이 그때 실수를 인정했더라면” 하고 안타까워했던 전 부인 하경(김아중)의 말과 맞닿으며 생각할 여지를 남기게 했다.
그런 가운데 본격적으로 시작된 정환의 시한부 삶과 그로 인한 섬망증은 정환을 돌아가고 싶은 때로 데려다두는 상황을 연출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뇌손상으로 일어나는 환각증상 속 정환이 돌아간 때는 다름 아닌 그의 인생 궤도가 완전히 바뀌기 시작한 7년 전 이태섭(조재현)에게 충성을 바치던 순간이었던 것. “30년 넘게 매달린 인생을 살았다”며 검사로 정의로운 삶을 버리고 불법과 비리와 손잡으며 출세길을 택했던 정환은 아이러니하게도 남은 삶이 2개월뿐인 지금 자기 인생이 새롭게 시작된 것이나 다름없는 때로 돌아가며 ‘복원지점’을 짚었다는 것이 의미심장하다.
과연 정환이 이 순간으로 돌아간 이유는 뭘까. 명확한 뜻은 알 수 없지만 시간에 덜미가 잡혀 의미 없는 것들은 오롯이 걸러지는 때에 ‘후회 없는 삶’이라는 질문에 멈칫하는 정환의 모습은 지금이 바로 진실만이 남는 시간이기에 그 자체로 이미 확고한 회심의 시작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