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해양플랜트 프로젝트 보류… 조선업계 저유가 쇼크 현실화되나

2015-01-06 15:57

삼성중공업이 로열더치셸로부터 수주한 세계 최초의 부유식 LNG 생산설비인 프리루드(Prelude) FLNG의 모습 [사진=삼성중공업 제공]


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국제유가가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해양 플랜트 설비의 발주가 지연되는 등 그간의 우려가 현실화 되고 있다.

6일 트레이드윈즈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의 에너지 업체 엑셀러레이트(Excelerate)사는 삼성중공업에 발주 예정이었던 FLNG(부유식 액화천연가스설비)에 대한 발주 검토를 오는 4월 1일까지 보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엑셀러레이트는 지난 9월, 대우조선해양에 발주 예정이었던 20억 달러 규모의 LNG-FSRU(FSRU,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저장·재기화 설비) 사업을 철회한 바 있다.

이는 유가가 하락세를 나타내면서 글로벌 석유기업들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데다 채산성도 저하되면서 신규 사업에 대한 재검토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그간 국내․외 조선업계 전문가들은 국제유가 하락이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올해 글로벌 오일메이저들의 투자축소와 발주감소는 피할 수 없다는 전망을 내놨었다.

통상적으로 글로벌 오일 메이저들은 국제 유가 80달러를 기준으로 해양플랜트 발주를 결정짓는다. 80달러가 넘을 경우 발주를 늘리는 반면 이하일 경우 발주를 줄이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우리나라 조선업체가 수주한 드릴쉽의 경우 단 두 척으로 전년인 2013년에 기록한 11척 대비 9척이 줄었다는 점은 글로벌 기업들의 해양부문 투자 축소가 급격히 이뤄지고 있음을 방증한다.

국제 유가 하락이 바닥없는 추락을 이어가면서 해양 부문 전망은 더욱 어두워지고 있다. 5일(현지시간) 기준 서부텍사스산원유(WTI) 2월물 선물 가격이 2009년 4월이후 최저치인 50.04달러를 기록하면서 내년 시장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일부 전문가들은 올해 안으로 국제 유가가 베럴당 20달러를 밑돌 것이란 조심스러운 관측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최근 유가 하락으로 글로벌 석유기업들이 해양부문 사업에 대해 부담을 느끼고 있다. 일부 업체들은 기존에 운영중인 해양 설비 운영인원을 줄이고 유지보수 자금도 축소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면서 “해양플랜트 실적 둔화는 장기화 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이같은 상황에서도 국내 조선업체들은 해양플랜트 부문에 대해 장기적인 관점으로 투자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국제유가 하락이 장기화 된다 해도 언젠가는 반등할 수 밖에 없다. 조선업의 미래는 해양플랜트로 몰릴 수 밖에 없다”면서 “그간 우리나라 업체들이 값비싼 수업료를 치르며 해양플랜트 부문 기술력을 쌓아온 만큼 지속적인 연구개발(R&D)투자 등을 통해 경쟁력 확보에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