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의회, “북한 테러지원국 재지정법안' 곧 발의”... 백안관은 신중
2015-01-06 14:13
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일 소니 픽쳐스 엔터테인먼트(SPE)에 대한 북한의 사이버 공격에 따른 대북 경제제재 행정명령을 발동시킨 가운데 미국 의회에서도 테러지원국 재지정 움직임이 일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12월 미연방수사국(FBI)이 SPE에 대한 사이버 공격이 북한 소행이라는 수사결과가 발표되자 대응조치로 테러지원국가 재지정을 고려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미국은 1987년 대한항공기 폭파사건 이후 북한을 테러지원국가 명단에 올렸으나 북한과의 핵검증 합의에 따라 2008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북한을 삭제했었다.
로스-레티넨 의원은 그 동안 의회가 개원하면 북한을 테러지원국가로 지정하는 법안을 발의하겠다고 언급해왔으며, 이 법안에는 북미 간 외교관계 수립을 제한하는 내용도 담길 것으로 전해졌다.
로스-레티넨 의원은 "그동안 백악관이 북한이나 다른 불량 정권에 했던 것처럼, 여론을 호도하고자 실질적 강화조치 없이 단순히 '강한 제재'만 말하는 것은 행정부의 신뢰는 물론 행정부가 가진 남은 대북조치를 약화시키는 대신, 미국의 안보를 위험하게 한다"고 비판했다.
또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하려면 매우 구체적인 기술적 정의를 충족해야한다”고 언급해 북한의 테러지원국 재지정은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번 SPE에 대한 사이버 공격과 관련해 젠 사키 국무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2일 발동한 새로운 대북제재 행정명령은 SPE에 대한 사이버공격에 따른 첫 후속대응 조치"라고 재확인하고 "다른 대응옵션들을 계속 논의하고 있다"고 5일(현지시간) 밝혔다.
사키 대변인은 이어 대북제재의 실효성에 대해 "이번 행정명령은 그 자체로 우리가 적절하게 활용할 수 있는 광범위하고 강력한 수단"이라며 "북한 정부에 매우 심대한 충격을 가져올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에 발동된 대북 경제제재가 남북 대화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의 의견이 개진돼 주목된다.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는 5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이 지금 북한에게 제재를 가한다고 해서 한국이 북한과 관계개선을 할 수 없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현지 매체들이 보도했다.
또 빅터 차는 “한국 정부도 이번 대북 경제제재를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단순히 동맹으로서의 입장이 아니라 한국도 북한 사이버 공격의 피해자로서 같은 우려를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