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급락에 그리스 불안까지 겹쳐 연초부터 세계경제 먹구름
2015-01-06 13:09
5일(현지시간) 국제유가는 원유 공급 과잉 우려 등으로 급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2.65달러(5.02%) 하락한 배럴당 50.04달러를 기록했다. WTI는 이날 오전장에서 배럴당 49.95달러에 거래되기도 했다. 다음 달 인도분 WTI의 배럴당 가격이 50달러 밑으로 하락한 것은 2009년 4월 29일 이후 처음이다.
브렌트유는 전 거래일보다 3.53달러(6.26%) 내려간 배럴당 52.89달러대에서 거래됐다. 이날 브렌트유도 2009년 5월 4일 이후 최저치인 배럴당 52.66달러에 거래되기도 했다.
국제유가 급락 요인은 원유 공급이 수요를 초과할 것으로 전망되는 것. 지난해 러시아의 하루 평균 원유 생산량은 1058만 배럴로 소련 붕괴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 중 두 번째로 원유 생산 규모가 많은 이라크의 지난해 12월 원유 수출은 1980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OPEC 회원국을 포함한 산유국들은 시장 점유율을 지키기 위해 원유 감산에 나서지 않고 있어 국제유가 급락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그리스에서는 오는 25일 실시될 총선거에서 긴축노선에 반대하는 급진좌파연합(시리자)이 집권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시리자가 집권하면 그리스가 유로존을 떠나는 이른바 '그렉시트'Grexit)' 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독일 시사 주간지 슈피겔 최신호는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시리자가 그리스 총선에서 이긴 다음 현행 긴축정책을 포기하면 독일은 그렉시트가 ‘거의 불가피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리자의 알렉시스 치프라스 대표는 “총선거에서 승리해 집권하면 구제금융의 조건인 긴축 정책을 완화하겠다”고 여러 차례 밝혔다.
그리스는 트로이카(국제통화기금(IMF), 유럽연합(EU), 유럽중앙은행(ECB))로부터 2010년부터 2차에 걸쳐 2400억 유로(약 321조원)의 구제 금융을 지원받았다. 구제금융 대가로 그리스는 경제 개혁과 각종 긴축 정책을 시행 중이다.
그리스 ANA-MAP 통신은 5일 “여론조사업체 라스의 조사결과 시리자의 지지율이 30.4%로 안토니스 사마라스 총리가 이끄는 신민당(27.3%)을 3.1% 포인트 앞섰다”고 전했다.
라스는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유로존에 남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응답자는 74.2%였고, 41%는 ‘치프라스가 총리로 선출될 가능성에 두려움을 느낀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30일 민영방송 알파TV가 발표한 여론조사업체 마르크에 의뢰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시리자 지지율은 28.1%로 신민당(25.1%)보다 3% 포인트 높은 1위였다.
국제유가 급락뿐만 아니라 이날 해외증시도 일제히 하락했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31% 하락한 4111.36을 기록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2.00% 내려간 6417.16에,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지수는 2.99% 떨어진 9473.16에 각각 장을 마쳤다. 범유럽 지수인 Stoxx 50지수는 3.78% 하락한 3020.79에 거래를 마감했다.
그리스 증시도 5.63%, 이탈리아 밀라노 증시는 4.92% 급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주 마지막 거래일보다 331.34포인트(1.86%) 내려간 1만7501.65를 기록했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는 37.62포인트(1.83%) 하락한 2020.58에, 나스닥 종합지수는 74.24포인트(1.57%) 낮아진 4652.57에 각각 장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