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H형강 업체 반덤핑 관세 판정 앞두고도 웃지못하는 속내는
2015-01-01 09:30
H형강 수입 올해 100만t 상회… 업체들 “2015년도 어렵다”
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지난 한해 H형강 수입량이 100만t을 넘어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철강업계는 내년에도 H형강 시장상황은 여전히 우려스럽다는데 입을 모으고 정부측의 강력한 대응을 촉구했다.
1일 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 말까지 수입된 H형강은 총 94만2000t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1.8%가 증가한 수치며 전년 전체 수입물량인 93만t을 일찌감치 넘어선 수준이다.
특히 12월 한 달간 약 10만t 이상이 추가로 수입된 것으로 전망돼 지난해 전체 수입량은 100만t을 크게 웃돌 것으로 보인다. H형강 수입량이 100만t을 넘은 것은 2007년에 기록한 101만1667t 이후 9년만이다.
일부 시장전문가들은 2015년 시장상황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중국산 H형강에 대한 반덤핑 최종판정 이후 일정 수준의 관세율이 적용된다면 가격이 상승해 국산 제품의 수요가 증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어서다.
지난달 23일 무역위원회는 현대제철과 동국제강 등 국내 철강업체가 제기한 '중국산 H형강 반덤핑' 제소에 대해 혐의가 있다고 예비판정하고, 17.69%~32.72%의 잠정 덤핑률을 책정했다. 이는 국내 업체들이 기대했던 것보다 높은 수준이다.
우선 업계는 정부가 반덤핑 높은 관세율을 책정한데 대해서는 환영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우려스러운 것은 최종 판결이 나오기까지 길게는 5개월이라는 긴 시간동안 국내 H형강 시장이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고 있다는 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반덤핑 관세에 대한 최종판결이 3월에 나올 전망이다. 하지만 2개월이 연장 될 경우 5월까지 미뤄질 수 있어 반년 가까이 시장이 무방비 상태로 노출돼 우려스럽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최종판결에서 예상 수준보다 낮은 관세율을 적용할 경우 중국산 제품이 가격경쟁력에서 여전히 우위에 있을 수 있다는 점도 우려하고 있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H형강 제조업체 입장에서는 가장 높은 수준의 관세율을 요구중”이라며 “그래야 중국산 제품 가격이 인상돼 시장에서 맞붙을 환경이 조성된다”고 말했다. 이어 “만일 정부가 낮은 수준을 적용할 경우 중국산 H형강 위협은 올해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최종판결이 어떻게 나올지 업계는 지켜보고 있다. 정부측의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