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JTBC [2014 케이블 결산]

2014-12-31 10:00

[사진제공=JTBC]


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2014년 JTBC는 웬만한 지상파 부럽지 않은 화제성과 시청률로 큰 사랑을 받았다. 드라마의 사전제작, 예능프로그램의 참신한 아이템, 다양한 소재는 리모컨을 사로잡기 충분했다. 지난 5월 종영한 '밀회'는 김희애와 유아인의 멜로, 영화 같은 영상, 귀를 즐겁게 하는 음악으로 자체최고시청률인 5.372%(이하 닐슨코리아 유료방송가구 기준)를 기록하며 막을 내렸다. '비정상회담' 역시 지난 10월 28일 방송분이 5.410%를 보이며 지상파와 경쟁하고 있다.

지상파 예능프로그램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콘텐츠를 자랑하며 존재감을 드러낸 JTBC였지만, 악재로 힘든 순간을 넘어야 했다. 효자 프로그램이라고 여겨지던 '비정상회담'은 기미가요와 에네스 카야로 한동안 몸살을 앓아야 했고, '하녀들'은 첫 방송 후 세트장 화재 사고로 결방을 이어가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적절하고 빠른 대처로 상황을 수습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은 JTBC의 2015년 분위기 반전을 기대케 하고 있다.

◇ '비정상회담' 기미가요 논란에 에네스 카야 문제까지

가장 '핫한 프로그램'으로 떠오른 '비정상회담'은 에네스 카야, 기욤 패트리, 장위안 등 수많은 외국인 스타들을 탄생시키며 올해 최고의 예능으로 주목받았다. 세계 각국의 청년들이 바라보는 한국의 문제점과 현실의 문제를 짚었고, 그 안에서 유쾌한 재미와 세계 속 한국의 모습을 알아갔다.

하지만 뜨거운 인기만큼 짙어진 그늘 아래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 10월 방송분에서는 콘서트 일정으로 자리를 비운 일본 대표 테라다 타쿠야를 대신해 일본배우 다케다 히로미츠가 자리를 채웠다. 이날 다케다 히로미츠가 등장하는 순간 기미가요가 배경음악으로 나왔고, 분노한 시청자는 '역사의식 부재'라는 질타를 쏟아냈다. 제작진은 홈페이지를 통해 두 차례 사과문을 게재한 데 이어 책임프로듀서 경질과 프리랜서 음악감독 교체를 결정했다.

기미가요 논란이 채 사라지기도 전에 이번에는 출연자 에네스 카야가 치명적 루머에 휩싸였다. 지난 11월 30일 한 온라인 게시판에는 '에네스, 더이상 총각 행세 하지 마라'라는 제목으로 장문의 글이 게재됐다. 자신을 에네스 카야의 전 연인이라고 소개한 A씨가 쓴 글에는 "결혼했으면 한 사람만 바라보고 살아라. 그렇게 못 할 것 같으면 결혼을 하지 말던가. 앞으로 나처럼 속아서 농락당하거나 더한 것도 당할지도 모르는 여자들이 생기지 않았으면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에네스 카야가 부인이 아닌 다른 여성을 만났고, 도를 넘은 야한 농담도 주고받는 사이였다는 주장이었다. A씨는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에네스 카야와 주고 받은 카카오톡 메신저의 일부를 캡처해 공개하기도 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에네스 카야는 '비정상회담' 등 자신이 출연했던 모든 프로그램에서 하차했다.

기미가요 논란에 이어 출연자 에네스 카야의 루머로 치명타를 입은 '비정상회담'이 이번 논란을 잘 봉합하고 다시 한 번 정상 궤도에 올라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속사정 쌀롱' 가슴 아픈 신해철의 마지막 모습

가수 신해철의 방송 복귀작으로 화제를 모은 JTBC '속사정 쌀롱'. 하지만 그는 유쾌한 농담, 특유의 입담을 남긴 채 1회 만에 떠나게 됐다. '속사정 쌀롱' 측은 지난 10월 22일 신해철의 갑작스러운 입원으로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첫 방송까지 연기하며 방송 복귀를 기다렸지만, 돌아올 것 같던 고인은 결국 5일 뒤 하늘나라로 떠났다.

지난 11월 2일 첫 방송된 '속사정 쌀롱'에서는 환하게 웃는 신해철의 모습이 그려졌다. 평소와 다름 없는 유쾌한 모습 그대로였다. 재치 있는 농담을 건네다가도 자신의 주장을 펼칠 때에는 과감한 언어 선택을 하며 '마왕'의 모습을 유감없이 보였다. 아내에 대한 애정과 청춘에 대한 진지한 조언도 아낌없이 드러내 그의 따뜻함을 엿볼 수 있었다.

◇ '하녀들' 1회 만에 방송 무기한 연기

지난 12월 13일 경기 연천군 전곡읍에 위치한 JTBC '하녀들' 세트장에 화재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세트장 내부에서 업무를 진행하던 연출부 소속 스크립터 염모씨가 미처 현장을 빠져나오지 못하고 숨졌다. 불의의 사고로 출연진과 스태프가 충격에 빠진 것은 물론 '하녀들'의 실내 촬영이 진행되던 유일한 세트장이 전소되며 현재 결방을 이어가고 있다.

JTBC 측은 '하녀들' 향후 일정에 대해 "당분간은 휴방으로 봐야 한다. 사고 수습이 먼저"라며 "방송 재개 시점이나 촬영 재개 시점 등에 대해서는 아직 논의할 상황이 아니"라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하녀들'은 이번 주에도 결방이 확정되며 4주째 결방을 이어가고 있으며, 이번달 중순이 돼서야 방송이 재개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