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포크라테스 선서 잊었나…의료인 수술대 몰상식 논란

2014-12-29 18:00

J성형외과 간호조무사가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린 사진들
 

아주경제 조현미 기자 = 생명을 다루는 의료인들이 수술 중 환자를 방치하거나, 무균 상태여야 할 수술실을 어지럽히는 사건 등이 발생해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29일 법조계와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의 한 대학병원 흉부외과 의사 A씨가 ‘정직 1개월 처분을 취소하라’며 병원을 상대로 낸 행정소송에서 패소 판결을 받았다.

A씨는 지난해 10월 생후 4개월 된 여자아이의 심장수술 집도를 위해 수술실에 들어갔다 마취통증의학과 의사와 의견 충돌이 일자 수술을 중단하고 수술실을 나가버렸다. 당시 이 여아는 전신마취 상태로 수술대에 누워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전공의에게 집도의가 위경련이 나서 수술을 할 수 없게 됐다고 환자 보호자에게 설명하라고 시키기도 했다. A씨는 이 일로 정직 1개월 처분을 받자 소송을 냈다.

서울 강남에 있는 유명 성형외과인 J성형외과의 간호조무사 B씨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올린 사진들도 논란이다.

사진에는 수술 도중에 의사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촛불을 켠 생일케이크를 들고 있는 모습, 수술실 내에서 음식을 먹는 모습, 가슴보형물로 장난치는 모습, 돈다발을 들고 있는 모습, 수술용 일회용 장갑을 말리는 모습 등이 찍혔다.

일부 사진은 의료진 뒤편에 환자가 수술 부위만 내놓은 채 수술대 위에 누워있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논란이 커지자 관할 보건소인 강남구보건소는 J성형외과에 대한 실사를 가지고 사실 관계를 명확히 확인한 뒤 절차에 따라 조치키로 했다. 

의료법 제66조를 보면 비도덕적 진료행위로 의료인의 품위를 심하게 손상시킬 경우 보건복지부 장관이 최장 1년까지 자격정지 처분을 내릴 수 있다. 이 경우 통상 관할 보건소가 복지부에 자격정지를 의뢰하는 절차를 밟는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의료계는 최근 수술실에서 발생한 반인권적 사건들에 대해 단호하고 신속한 자정노력과 함께 해당 의사에 대한 징계 논의에 들어가야 한다”며 “해당 병원은 대국민 사과와 함께 재발방지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