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암 이슈] 사망원인 1위 '폐암 대장암 위암' 경계... 조기진단 등 정부지원 절실

2014-12-29 16:38

동남권원자력의학원에서 한 환자가 대장암 수술을 받고 있다.[사진=아주경제DB]

아주경제 권석림 기자 = 위암·대장암·폐암이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경계해야 하는 암 종으로 나타났다. 위암은 젊은 연령층까지 위협하고 대장암은 아시아 발생 1위, 폐암은 암 종 중 사망률 1위다.

이에 말기 암 환자들의 치료 보장성 마련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9일 통계청의 ‘사망원인통계’ 자료를 보면 지난해 사망원인 1위는 여전히 암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암협회는 한국인의 대표 사망원인인 암에 대해 최근 보고된 암 관련 각종 데이터들과 사회적 파장도를 종합해 2014년의 3대 이슈 암 종으로 위암·대장암·폐암을 선정했다.

2014년 영화배우겸 가수인 유채영 씨가 7월24일 말기 위암으로 만 40세에 별세했다. 2013년과 2009년 가수 임윤택 씨, 영화배우 장진영 씨가 같은 질환으로 유명을 달리했다.

고 유채영 씨의 사망 이후, 젊은 연령층을 대상으로 발생되는 진행성 혹은 전이성 위암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 높아졌다.

위암은 65세 이상의 연령층에서 가장 많이 발병하는 암 종으로 그 동안 고령층에게서 흔히 나타나는 질환으로 인식돼 왔다.

또 우리나라가 위암발생률이 세계 1위임에도 불구하고, 높은 조기 진단 비율 및 평균 5년 상대생존율 등으로 인해 예후가 좋은 대표적인 암으로 평가받아 왔다.

그러나 진행성 위암 중 ‘미만성 위암’으로 불리는 암은 상대적으로 젊은 환자에서 많이 발생해 진단이 늦으며, 다각적인 치료에도 불구하고 치료성적의 진전이 없는 상태다.

이에 따라, 최근 20대 환자 대상 건강검진으로 위암이 발견되는 비율이 2006년 25%에서 2011년 37.5%로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위암의 직접의료비와 직접비의료비 비용도 매우 높아 환자와 그 가족들의 경제적 부담도 더 극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장암은 갑상선암·위암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셋째로 가장 많이 발생한다. 특히 70세 이후의 남성에게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암 종이다.

지난달 16일 탤런트 김자옥 씨가 대장암이 폐로 전이된 후 폐렴 등의 합병증으로 별세했으며, 과거 방송 등에서 항암치료에 대한 고통을 고백한 바 있다. 

대한대장항문학회가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세계 184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세계 대장암 발병현황’의 분석자료엔 한국 남성의 대장암 발병률이 아시아 1위, 세계 4위였다.

대장암 발병 증가세 역시 매우 높아, 1999년 10만 명당 27.0명이던 한국 남성 대장암의 발병률은 2008년 47.0명으로 연 평균 6.9%나 상승했다.

대장암의 5년 상대생존율은 73.8%로 미국, 캐나다와 같은 서구 국가의 수준보다 높거나 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만 위암과 마찬가지로 원격 전이 단계에서의 5년 상대 생존율은 남성 18.6%, 여성 17.6%의 생존율로 그 추이의 차이가 커 조기 발견을 위한 정기 검진이 매우 중요하다.

내년부터 담뱃값 인상이 시행되는 만큼 폐암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도 여전히 증가하고 있다.

폐암은 2013년 사망률이 가장 높은 암 종인 동시에, 2000년부터 2012년까지 65세 이상 암 환자들의 사망률 1위인 암 종이다.

남성의 경우 전체 암사망자의 26.6%인 12,519명이 폐암으로 사망했으며, 간암·위암·대장암이 뒤를 이었다. 여성의 경우 전체 암사망자의 16.5%인 4,658명이 폐암으로 사망했다. 역시 대장암·위암·간암 순이다.

폐암의 경우 사망률이 높을 뿐 아니라 발생률도 늘어나고 있어 더 심각하다.

2011년 성별 10대 암의 조발생률을 살펴보면 남자는 위암·대장암·폐암·간암 순이었고, 여자는 갑상선암·유방암·대장암·위암 순이었다.

그러나 ARC가 2013년 12월 발표한 ‘글로보캔 2012’ 보고서에선 2012년 세계적으로 총 1410만 명이 새롭게 암을 진단받았으며, 신규 진단 암 종류를 보면 폐암이 180만 명(13%)으로 가장 많았다.

지속적인 암 환자들의 치료환경 개선 및 치료기회 확대를 위한 정부의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김열홍 고려대학교 종양혈액내과 교수는 지난달 대한암협회가 주관한 '대한민국 암정책, 환자를 담다' 국회 토론회에서 “지속적인 환자들의 치료환경 개선 및 치료기회 확대를 위한 정부의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며, 특히 암 치료의 경우 질환의 위중도, 사회적 부담 등을 고려한 각 환자의 경제적 부담 능력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구범환 대한암협회장은 “최근 치료비 마련에 경제적 부담을 느낀 위암 등 말기 암환자들이 자살이나 절도 등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건들이 일어나고 있다”며 말기 암환자들의 치료 대안 마련을 위한 정책적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