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아듀 2014, 을미년(乙未年) 새해는 ‘희망’의 정치로

2014-12-29 00:10

아주경제 조문식 기자 = 올해는 전국이 희생과 아픔으로 뒤덮였고, 정치권도 여기서 자유롭지 못했다. 세월호의 침몰은 대한민국의 침몰이었고, 이어진 군·사회·청와대발 사건·사고·의혹은 올 한해를 마뜩잖은 뉴스로 채워갔다.

 

[정치부 조문식 기자 cho@]

지난 4월 16일 발생한 세월호 침몰로 304명이 희생됐고, 대한민국은 거대한 눈물바다 속에 주저앉았다. 거리는 노란 리본으로 뒤덮였고 추모 분위기 속에 사회 전체가 집단 트라우마(정신적 외상)에 시달렸다.

배를 버리고 먼저 탈출한 선장과 선원들에게는 비난의 화살이 집중됐다. 검·경의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추적은 떠들썩했지만 결국 유 전 회장은 지난 7월 의문만 남긴 채 시신으로 발견됐다.

군(軍)에서는 폭행과 성추행, 사망사건이 난무해 대중의 아픔을 증폭시켰다. 육군 22사단 임 병장 총기 난사 사건과 28사단 윤 일병 폭행사망 사건을 비롯해 크고 작은 군 내 문제는 국정감사에서 질타를 받았다.

또 음주 물의를 일으킨 신현돈 전 1군사령관의 전역을 두고는 진위 공방이 벌어졌고, 부하 여군을 성추행한 17사단장 현역 장성이 사상 처음으로 실형을 선고받았다. 육군 중령은 성희롱으로 사상 첫 계급 강등 징계를 받기도 했다.

사회가 떠들썩했던 만큼 정치권도 시끌벅적한 한해였다. 안대희-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낙마가 이어졌고, 대통령 ‘비선 실세’라는 정윤회 씨 관련 ‘청와대 문건 외부 유출 의혹’이 연말 정국을 뒤흔들었다.

헌법재판소는 정부가 청구한 통합진보당 해산 심판 청구 사건에서 헌정 사상 최초로 정당해산을 결정하는 등 정치 지형도 요동쳤다. 새해 들어 정치권은 개혁 속 개헌과 선거구 재획정을 매개로 한 선거제도 개선 문제로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이처럼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보내지만, 우리는 여전히 희망을 기대한다. 지난 8월 한국을 찾은 프란치스코 교황에게서 우리는 검소함과 겸손, 사랑과 자비의 마음으로 위로받았다. 사람들은 수많은 아픔 속에서도 저마다의 희망을 노래했다.

또 영화 명량 속 ‘이순신’ 신드롬이 이어지는 것처럼 우리는 여전히 희망을 찾고 있다. 이에 새해에는 기쁘고 즐거운 소식이 가득하기를 바란다. 슬픔을 담은 대한민국 정치호가 새해에는 ‘희망을 담은 정치호’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