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개훔방’, 관객들의 마음을 ‘힐링’하는 완벽한 방법
2014-12-26 07:30
영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감독 김성호·제작 삼거리픽쳐스)의 도입부다. 채랑이는 ‘의리녀’였다. 친구의 비밀을 지키기로 약속하고, 친구가 집을 구하기 위해 평당이라는 곳에 있다고 밑는 ‘평당 500만원’짜리 집 구하기 프로젝트에 가입한다.
500만원짜리 집을 구하는 완벽한 방법은 개를 훔치는 것. 청와대에서 살던 백구를 찾아주는 사람에게 사례금 500만원을 준다는 전단지에서 착안한 계획이었다. 너무 서민이면 불쌍하고, 너무 부자면 개를 다시 살 수 있기 때문에 적당한 대상을 물색하는 일부터 시작했다. 엄마 정현(강혜정)이 일하는 레스토랑 마르셀의 주인인 노부인(김혜자)의 강아지 윌리(개리)를 훔치기에 적당하다고 판단,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을 구상한다.
이 모든 건 이모 집에 들어가자는 제안을 거부한 엄마 때문이다. 곧 다가올 생일에 맞춰 파티를 열고 싶은데 집이 없으니 파티 계획은 말 그대로 계획으로만 끝날 테니까. 기회는 강아지를 동물병원에 데려가는 오후 4시 뿐. 윌리가 좋아하는 간식을 준비하고 유인하지만 머리가 좋은 윌리는 낚시에 있는 미끼만 먹고 도망친 물고기처럼 유유히 자신의 ‘관리자’이자 노부인의 조카 수영(이천희)에게로 돌아간다.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은 침체된 경제, 하우스푸어, 렌트푸어로 고통받고 있는 관객들에게 ‘힐링’이 되는 영화가 될 전망이다. 이미 영화 ‘소원’을 통해 완벽한 연기를 선사한 바 있는 이레의 귀엽고도 깜찍한 연기는 웃음꽃을 피우게 만들었고, 집을 구하는 과정과 방법은 삭막한 ‘현실’과 상관없이 그 자체만으로도 ‘현재’를 잊게 한다.
가수 타블로와의 사이에서 하루를 낳아 기르고 있는 엄마 강혜정의 첫 엄마 연기 역시 볼만하다. 실제 모녀지간이라고 생각될 만큼 완벽한 호흡을 자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