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제주 면세점, 주말 카지노 VVIP 요우커 잡기 위해 총력

2014-12-21 19:04

제주 갤러리아면세점 전경.
 

아주경제 김현철 기자(제주) = # 지난 15일 제주국제공항 3층 출국장에 위치한 갤러리아 듀티프리(면세점). 중국인 관광객(요우커·遊客) 부부 2쌍이 MCM 매장에서 쇼핑을 하다 가방 두개를 집어 들었다. 이들은 제품에 대해 간단히 물은 뒤 곧바로 결제를 마치고 중국행 비행기에 탑승했다. MCM 직원은 "저 손님은 주말마다 제주도 카지노를 찾는 큰손들"이라며 "출국할 때마다 이곳에 들러 제품을 사간다"고 귀띔했다.

제주 면세점들이 카지노 VVIP 요우커들을 유치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카지노 고객들은 씀씀이가 커 한 번에 대량 구매를 해 매출 증대에 큰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6월 말 제주 공항에 오픈한 갤러리아면세점은 카지노 손님들을 끌어 들이기 위해 국내에 입점하지 않은 최고급 브랜드들을 신규 유치하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다.

실제로 갤러리아면세점은 구찌그룹 계열의 주얼리 브랜드인 '키린(Qeelin)'을 국내 최초로 입점 시켰다.

프랑스 브랜드인 키린은 중국인 디자이너 데니스 챈이 디자인을 맡아 팬더 등 팬던트를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모양으로 제작해 인기를 끌고 있다.

또 갤러리아면세점은 이달 중 이태리 명품 브랜드 스테파노 리치 액세서리 매장을 정식 오픈한다. 현재는 병당 80만원이 넘는 향수만 판매중이지만 카지노를 방문한 요우커들이 즐겨 찾고 있다.

최근에는 갤러리아면세점과 명품 프리미엄 시장을 이끌고 있는 갤러리아 명품관과의 연계 방안도 구상중이다.

현재 갤러리아면세점의 요우커 구매 비율은 전체의 95%에 이른다. 갤러리아는 VVIP 큰손들을 공략해 내년 900억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차영수 갤러리아 듀티프리 파트장은 "카지노 고객들은 늦으면 목요일 저녁이나 금요일날 입국해 일요일 저녁이나 월요일날 출국한다"며 "매주 입국하는 카지노 고객들의 프로모션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제주 신라면세점 2층에서 화장품을 구매하고 있는 중국인 관광객들.


제주공항 인근 연동에 위치한 신라면세점도 중국인 모시기에 힘을 쏟고 있다.

신라면세점은 최근 기존 영업매장을 2개층에서 4개층으로 증축해 소규모 백화점 규모의 형태를 갖췄다.

1층에는 루이비통, 프라다, 보테가 베네타 등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명품 브랜드들이 들어섰다.

2층 한쪽에는 큰 손 요우커들을 위해 시계전문 매장 형태로 꾸몄다. 프레드릭콘스탄틴, 롤렉스, 까르띠에, 브레게, 바쉐론 콘스탄틴 등 초고가 명품시계 브랜드를 만나 볼 수 있다.

백화점에서나 볼 수 있는 이른바 '위버럭셔리'(uber luxury, 일반 명품보다 비싼 초고가 명품) 브랜드를 통해 VVIP 요우커들을 적극 유치한다는 전략이다.

또 중화권 최대 보석 브랜드인 홍콩의 '초우타이푹(周大福)'을 면세점 최초로 입점 시켰다.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 롯데호텔 지하 1층에 위치한 롯데면세점은 매주 고정적으로 들어오는 100명의 카지노 손님들을 직접 관리하고 있다.

카지노에서 돈을 딴 요우커들이 바로 면세점에 들러 쇼핑하는 효과를 노리는 것이다. 롯데호텔에는 카지노가 직접 들어서 있다.

하지만 최근 카지노 에이전시가 성행해 카지노 VVIP 고객들을 직접 유치하기가 힘들어진 상황이다.

강효정 제주롯데면세점 부점장은 "제주 내 외국인 카지노들은 요우커 VIP 유치를 위해 대부분 중국 현지에 있는 에이전시를 이용한다"며 "이들 에이전시들 간 경쟁이 치열해 독자적으로 고객을 유치하기가 예전보다 쉽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