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중국' 앞서 '러시아' 방문? 푸틴 초청 '응답'할까...중국은 '관망'

2014-12-20 10:17
푸틴 김정은 초청, 김정은 받아들일까, "혈맹 중국 관계 깨기 부담스러워" "다자회담이라 부담 덜할 듯"
푸틴 김정은 초청, 두 고립국가 이해관계 맞아 떨어진 것으로 해석... 중국은 아직 반응 없어

푸틴 김정은 초청, 러시아 푸틴 대통령이 내년 승전 70주년 기념식에 김정은 북한 제1위원장을 초청했다. [사진=신화사 제공]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루블화 폭락, 서방국가 경제제재 등으로 궁지에 몰린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국제적으로 고립된 북한에 손을 내밀었다.

푸틴 대통령이 내년 5월 제2차 세계대전 승전 70주년 기념식에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초청했다고 크렘린궁 대변인이 19일(현지시간) 공표했다. 만약 김정은 위원장이 이를 받아들여 모스크바를 방문하면 지난 2011년 북한 최고 권력자로 등극 후 첫 해외 방문으로 '중국'보다 '러시아'를 우선 하는 것이 돼 김정은 위원장의 선택에 국제사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 위원장을 초청한 것은 양국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것으로 국제사회에서 고립되고 있는 양국의 우호적 협력관계를 한단계 더 강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됐다.

러시아는 한국 가스 공급을 위해 북한을 관통하는 가스관 건설을 희망하고 있고 북한은 인권이나 핵문제 등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박에 대해 유엔(UN) 안정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러시아가 거부권을 행사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날 미국 FBI가 소니 픽처스 해킹 공격의 주범을 '북한'으로 지목하면서 북한에 대한 제재가 한층 더 '강화'될 조짐도 감지된 상태다.

그러나 김정은 위원장이 내년 5월 모스크바를 방문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한 외교 전문가는 "혈맹인 중국을 가장 먼저 방문하던 관례를 깨고 러시아를 선택하는 것은 김정은 제1위원장에게 상당히 부담스러운 일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러시아 전승 기념식이 양자회담이 아닌 다자회담의 형태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부담이 줄어들 수는 있다"며 러시아 방문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러시아 외교 관계자는 "김정은 북한 제1위원장에게 승전 기념식 초정장 발송은 사실이지만 한국은 물론 한반도 주변국, 2차대전 관련국들 모두에게 초청장을 보냈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아직까지 이렇다할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중국 관영언론 신화왕(新華網)은 푸틴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 위원장을 초청했고 현재 김 위원장의 참석여부는 확실하지 않다는 짤막한 보도만 내보냈다. 

러시아는 나치 독일을 무너뜨리고 2차대전에서 승리한 매년 5월9일을 승전기념일로 정하고 승리를 기념하고 있다. 특히 내년은 70주년으로 지난 2005년 60주년 기념식에도 조지 W 부시 당시 미국 대통령,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주석, 고이즈미 일본 총리, 고(故) 노무현 대통령 등 53개국 정상들이 참석했다. 당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도 초청을 받았으나 참석은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