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의 통큰 승부 … 하림그룹, 팬오션 본입찰 참여

2014-12-16 16:43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

아주경제 전운 기자 =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이 곡물주권 확보를 위해 칼을 빼들었다.

16일 진행된 팬오션(옛 STX팬오션) 매각 본입찰에 하림-JKL파트너스 컨소시엄이 하림그룹 내 지주회사인 제일홀딩스를 인수 주체로 단독 참여했다.

KKR는 전날까지 은행권에서 자금 조달에 나서는 등 적극적인 인수 의지를 보였으나 이날 입찰에는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4개 후보자는 팬오션 입찰 가격이 유상증자 8500억원을 포함해 1조원 이상으로 오르자, 금융비용에 부담을 느껴 최종 입찰에 나서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림그룹이 팬오션을 인수하게 되면 글로벌 곡물 사업에서 더욱 확고한 기반을 다질 것으로 보인다. 곡물 벌크 운송 인프라를 가진 팬오션을 통해 국가적 과제인 곡물 사업에 진입하게 된다.

하림그룹 관계자는 "식량의 대부분을 해외에 의존하는 우리나라는 글로벌 곡물사업에 진출하여 식량주권을 확보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곡물에 대한 안정적 수요 기반을 가진 기업과 해상운송·항만네트워크 등의 운송기반을 가진 업체가 결합하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013년말 기준으로 우리나라 곡물 자급률 23.1%로 식량의 대부분을 해외에 의존하고 있다. 특히 사료곡물의 경우 사실상 전량(97.3%)을 해외에서 조달하고 있다.

부족한 경지면적과 높은 인구밀도 및 도시화율 등 제반 여건상 곡물에 대한 해외 의존은 식량안보의 잠재적 위협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하림그룹은 국내 민간기업 가운데 사료생산 분야에서 1위 기업이다. 미국과 중국, 필리핀, 베트남 등에 사료 및 축산업을 수출하면서 아시아지역에서 수요 기반도 넓혀가고 있다. 이를 통한 안정적인 곡물 수요기반도 갖춰 나가고 있다. 때문에 팬오션을 인수하게 되면 상당한 시너지를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수요기반과 운송기반을 적절히 활용하면 국가적 곡물사업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질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하림그룹 관계자는 "국제 곡물유통 사업은 공급기반, 운송기반, 수요기반의 3요소가 사슬을 이루고 있고 3개의 기반을 유기적으로 조합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며 "사료와 축산, 곡물가공, 하역저장 등의 요소를 갖춘 수요기반을 바탕으로 해운을 중심으로 한 운송기반이 1차적으로 결합한 뒤 공급기반에 접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하림은 그동안 글로벌 곡물유통 사업의 중요성을 인식해 연해주, 아르헨티나, 인도네시아 등에 곡물 공급기반을 조성하기 위한 사업을 추진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옥수수 등 곡물과 사료원료의 수집 및 유통사업을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