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군비경쟁…동맹국에 적지않은 불안요소 초래할 것"
2014-12-14 22:42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중국의 부상으로 미국과 중국의 군사균형에 변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20년 이내에 중국의 군사력 증강이 한국을 포함한 미국의 우방국에 적지않은 불안 요인을 초래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중관계-현재와 미래'라는 주제로 12일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 중국연구센터 추최로 열린 국제학술회의에서 한·미 전문가들은 중국이 미국보다 군사적으로 강해져 군사적 우위를 점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적지만 점차 미·중 군사 균형에 있어서 경쟁 관계는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이같이 전망했다.
특히 미국이 국방비를 절감하는데 반해 중국은 경제적 성장과 함께 군비도 증강하고 있어 미국이 주도해 왔던 세계의 군사적 우위에 도전할 것으로 내다봤다.
브라이언 연구위원은 "특히 해군과 공군의 군사력이 증강해 서태평양 지역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미국의 해군 지위는 점점 무너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세계 주요지역의 해양·공중·우주에 걸친 공간지배 능력을 바탕으로 패권의 지위를 유지해 왔던 미국이 해·공군력, 장거리 공격용 미사일, 우주·전자전 기술 등을 포함하는 강력한 반(反)접근·지역거부능력(A2AD)'을 앞세운 중국에 도전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마이클 스웨인 미국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선임연구원은 "미군은 자신들이 군사력 하락으로 (전시상황에서) 승리할 수 있을 것이란 자신감이 줄어들면서 위기 모면 능력을 상실하는 반면, 중국은 스스로 역량이 강화됐다고 생각하고 미국이 받아들일 수 없는 행동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여전히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과도한 반응하게 되는 두가지 위험이 동시에 나타나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제기됐다. 뤼더홍 중국 국제전략연구기금회 연구위원은 "중미 관계에서의 군사균형 가설은 모두 불확실성이 크다"며 "미·중 양국의 대전략이 서로 충돌하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이고 중국은 군비경쟁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며 미·중 군비증강 경쟁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켰다.
그는 이어 "과거 중국이 러이사와 카자흐스탄, 키르키스탄 등 6000km에 달하는 육지의 국경선을 획정하는 데 성공했다"며 "중국은 국경 획정과 관련해 육상과 해양에 대한 다른 기준을 보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전문가들도 중국이 군사력을 발전시켜 세계적 수준의 미국과 경쟁할 수 있다는 데 의구심을 표했다.
최우선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 교수는 "서태평양지역은 해군력이 증강되는 것으로 미·중은 육상전 보다 해군력에 의한 게 강하다"며 "양적·질적 우위가 중요한데 미국은 이런 부분에 압도적으로 앞서 있고 중국이 직접적인 도발을 할 가능성은 적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또 "경쟁이 중단기적으로 심화되더라도 미국이 서태평양 지역에서의 영향력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박창권 한국국방연구원 국방전문연구위원은 "과연 중국이 군사적 성장 뿐만 아니라 준군사적으로의 영향력을 갖게 된 후 이 지역에서 위기가 발생했을 때, (중국이 여전히) 미국이 원하는 결과를 항상 얻을 수 있게 해 줄지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 연구위원은 (이런 변화는) 특히 "한국에서의 돌발상황, 동·남 중국해 지역 갈등에도 적용 가능해 미 우방국들의 상대적 영향력도 달라질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