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혈’ 마케팅 전쟁 다시 불붙나, 소셜커머스 ‘치킨게임’ 우려감 증폭

2014-12-14 15:00

[소셜커머스 3사의 ‘출혈’ 마케팅 경쟁이 본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업계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왼쪽부터) 김범석 쿠팡 대표, 박은상 위메프 대표, 신현성 티몬 대표]

 
아주경제 정광연 기자 =국내 소셜커머스 빅3가 ‘실탄’ 확보에 나서며 지난해 문제로 지적됐던 ‘출혈’ 마케팅 논란이 재현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미 소셜커머스의 과도한 마케팅이 열악한 수익구조의 원인으로 지적된 바 있어 지나친 경쟁이 이어질 경우 소셜커머스 시장의 붕괴를 야기하는 ‘치킨 게임’이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쿠팡, 위메프, 티몬 등 국내 소셜커머스 대표 3사는 사세 확장을 위한 다각적인 ‘자본’ 확보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쿠팡은 11일 미국 블랙록 등으로부터 3억 달러(3300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투자를 이끌어내는데 성공했다. 지난 5월 미국 세쿼이아 캐피탈로부터 1억 달러(1026억원) 유치에 이어 올해만 두 번째다. 이로써 쿠팡은 4000억원이 넘는 막대한 글로벌 자금을 확보했다.

이미 실리콘밸리 IT기업인 ‘캄씨’를 인수하는 등 IT 개발 인력과 R&D 등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쿠팡은 이번 투자를 계기로 모바일 리더십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최근 인기 배우 전지현을 홍보모델로 발탁하는 등 공격적인 홍보 전략을 취하고 있다는 점에서 내년 이후 대대적인 마케팅 공세가 예상된다.

경쟁 기업인 위메프는 이미 4분기에 400억원의 마케팅 ‘올인’을 선언한 상태다.

지난 9월 말 광고계 블루칩인 인기 여배우 신민아를 새로운 홍보 모델로 발탁해 기존의 ‘싸다’ 대신 ‘아름답다’라는 새로운 브랜드 전략을 강조하고 있는 위메프는 ‘블랙 프라이데이’ 집중 공략까지 더하며 마케팅을 강화하는 추세다. 지난 3분기 동안 광고 없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둬 4분기에서 내년 상반기까지는 마케팅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

티몬 역시 추가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티몬 지분 100%를 보유한 그루폰이 일부 지분 매각을 통해 티몬의 성장을 위한 자본 확보에 나서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경영권 매각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티몬 측은 “경영권 매각이 아닌 전략적 투자자 유치를 위한 움직임”이라며 사세 확장을 위한 자금 확보에 매각 목적이 있음을 확실히 밝힌 상태다.

이처럼 소셜커머스 3사가 앞 다퉈 ‘실탄’ 확보에 나서자 업계에서는 지난해의 ‘출혈’ 마케팅 경쟁이 재현되는것 아니냐는 걱정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위메프와 티몬의 경우 지난해 각각 785억원과 114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음에도 불구, 마케팅에만 628억원과 218억원을 쏟아부으며 ‘출혈’ 경쟁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소셜커머스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되는 열악한 수익구조가 과도한 마케팅에서 비롯된 셈이다.

특히 올해는 모바일 쇼핑을 두고 소셜커머스 3사의 경쟁이 더욱 심화된 상태다. 따라서 사업 확대를 추구하는 이들 기업들의 경쟁이 지나치게 ‘마케팅 경쟁’ 일변도로 흘러갈 경우 돌이킬 수 없는 위기에 직면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오픈 마켓을 넘어 글로벌 e커머스 진출을 노리는 소셜커머스 입장에서는 어느 정도의 마케팅 비용은 감수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지나친 경쟁으로 인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의 마케팅 ‘치킨 게임’을 벌인다면 공멸을 피할 수 없다”며 우려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