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칼럼] 미 장단기 금리차로 투자방향 잡아야
2014-12-07 06:02
북미지역 기업가를 비롯한 거액투자가로 이뤄진 회원제 클럽 '타이거21'이 있다. 타이거21은 회원으로부터 자금을 모아 펀드를 운용하고 있으며, 규모가 250억 달러(약 280조원)에 이른다.
투자 포트폴리오는 주식부터 사모펀드, 부동산, 채권(고정수입자산), 헤지펀드, 상품, 현금까지 다양하다. 포트폴리오별 비중은 꾸준히 변화가 이뤄진다. 부동산이나 사모펀드, 일반 주식에 20~25%, 현금은 12~16% 내외로 구성한다.
자산 흐름은 세계 경기에 따라 움직인다. 선진국으로 이동하거나 또는 한국을 비롯한 이머징시장으로 갈아타기도 한다. 대형 투자회사가 얼마나 투자할지를 정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글로벌 경제 흐름이다. 이런 흐름을 읽어가며 대규모 투자를 일으키고 있는 투자회사가 올리는 평균 수익률은 10%를 훌쩍 넘어서고 있다.
타이거21은 잘 통제된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다. 시장이 큰 폭으로 조정을 받아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경제 흐름에 따라 다른 투자자가 저가에 자산을 매도할 때 되레 과감하게 사들인다. 중요한 것은 경기 흐름을 읽을 수 있느냐다. 이성적으로 글로벌 흐름을 보고 포트폴리오를 정해야 안정적으로 고수익을 낼 수 있다.
우리 투자자도 마찬가지다. 금융위기 이후 국내 주식시장이 답답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반면 미국이나 일본 증시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이런 모습은 과거에도 있었다. 1995년 이후에도 똑같은 흐름이 나타났다. 당시에도 우리 증시는 선진국과 상반된 움직임을 보였다.
이 두 시기에는 모두 기업이익이 감소했다. 선진국을 보면 지속적으로 기업실적이 증가하면서 주가지수도 급등했으나, 우리는 수출이 주춤하면서 기업이익도 줄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시장만을 고집하는 것을 옳지 않다. 해외로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
복잡한 해외시장에서 어떤 흐름을 읽어야 할까. 수많은 경제지표가 있지만, 이 가운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기선행지수와 미국 장단기 금리차를 먼저 꼽을 수 있다. 미 장단기 금리차를 알고 있다면 중장기적인 투자 방향을 결정할 때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미 장기금리인 10년물 국채금리보다 단기금리인 기준금리가 더 높아질 때 역전이라는 표현을 쓴다. 이런 경우 은행은 예대마진 악화로 고전할 수 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기존 대출을 회수하기 시작한다. 기업에서는 투자가 위축된다. 장단기 금리 역전은 경기둔화를 알리는 신호탄인 셈이다.
이처럼 미국에서 역전이 나타날 때 글로벌 시장에서도 큰 변화가 일어난다. 1980년대 초반 이런 시기에 해당한다. 당시 아르헨티나를 비롯한 남미지역에 위기가 찾아왔다. 1990년대 초반에는 일본이 '잃어버린 10년'으로 불리는 위기를 겪는다. 1997년에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남아시아가 외환위기를 맞았다. 2000년에는 정보기술(IT) 버블 붕괴, 2002년에는 아르헨티나를 비롯한 남미 재정위기, 2007년에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다. 그러나 미 장단기 금리차를 알고 있던 투자자는 수많은 위기를 피했다. 되레 위험을 기회 삼아 투자에 나서 수익률을 극대화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