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글 미국 국방장관 전격 사임..경질?..IS공습,에볼라대책 놓고 오바마와 갈등

2014-11-25 11:18

[사진= 신화사]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 전격 사임


아주경제 이광효 기자=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 전격 사임 소식이 전해졌다.

24일(현지시간)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이날 척 헤이글( 사진·68) 국방장관이 사임했다. 척 헤이글 국방장관은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 각료 중 유일한 공화당 출신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날 오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조 바이든 부통령과 척 헤이글 장관이 배석한 가운데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 전격 사임을 공식 발표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 전격 사임에 대해 “척은 모범적인 국방장관으로서 진솔한 조언과 충고를 해줬고 항상 나에게 직언했다”며 “지난달 헤이글 장관이 내게 ‘국방장관으로서의 직무를 마무리할 적절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국가안보와 미군을 위해 평생을 헌신해왔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 전격 사임에 대해 “헤이글 장관의 후임이 지명돼 상원의 인준을 받을 때까지 일단 자리를 지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헤이글 장관은 “국방장관으로 재직하면서 이룬 성취에 무한한 자부심을 느낀다”며 “오바마 행정부 들어 안정과 안보가 제 궤도에 들어섰다”고 밝혔다.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 전격 사임은 오바마 대통령과 집권 민주당이 11·4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에 대패한 후 처음으로 단행된 내각 교체가 됐다.

헤이글 장관은 베트남전 참전용사 출신이다. 네브래스카 주를 대표하는 공화당 소속 연방 상원의원이었다. 지난해 초 오바마 2기 내각에 국방장관이 됐다.

2년 넘게 국장장관으로 재임하면서 국방예산 감축에 따른 미군 재편, 이라크·시리아 내 이슬람 수니파 급진주의 세력인 이슬람국가(IS) 격퇴 전략, 우크라이나 사태 대응, 아프가니스탄 철군, 서아프리카 에볼라 퇴치 지원 등을 총지휘했다.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 전격 사임은 사실상 경질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헤이글 장관은 IS를 대상으로 한 공습 작전이나 서아프리카에서 창궐하는 에볼라 바이러스에 대한 대책 등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 및 백악관 국가안보팀과 갈등을 빚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오바마 대통령의 대(對) 시리아 전략에 의구심을 나타내면서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에 대한 단호한 대처를 요구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수전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게 보낸 2쪽짜리 내부 메모가 공개됐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행정부 고위 소식통을 인용,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 전격 사임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이 중간선거에서 패배한 후 헤이글 장관을 사실상 경질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오바마 행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을 공개적으로 비판해 온 존 매케인(공화·애리조나) 상원의원은 이날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 전격 사임에 대해 “백악관은 '헤이글 장관이 그 직책에 맞지 않았다'고 이미 누설했지만, 그는 제대로 직무를 수행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미국 고위 관리는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 전격 사임에 대해 “이번 사임 결정 배경에 외교·안보 정책의 변경이 있는 것은 아니고 헤이글 장관도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항명 차원에서 사직하거나 오바마 대통령에 의해 해고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헤이글 장관의 후임으로는 미셸 플러노이 전 국방부 정책담당 차관, 잭 리드(민주·로드아일랜드) 상원의원, 애슈턴 카터 전 국방부 부장관 등이 거론되고 있다.

미셸 플러노이 전 국방부 정책담당 차관은 오바마 2기 내각 출범 당시 리언 패네타 전 국방장관의 후임으로 첫 여성 국방 수장 물망에 올랐다.

카터 전 부장관은 지난 2011년 10월 패네타 전 장관 재임 당시 군수·기술 담당 차관에서 부장관으로 승진했지만 헤이글 장관과의 갈등설이 불거지는 상황에서 지난해 12월 국방부를 떠났다.

리드 상원의원은 육군 제82공수부대장 출신이다. 상원 군사위원회에서 활동하면서 민주당이 다수 의석일 때 군사위원장 후보로 거론됐다.

공화당은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 전격 사임을 계기로 오바마 행정부의 군사 전략 수정을 요구했다.

존 베이너(오하이오) 하원의장은 성명에서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 전격 사임에 대해 “국방장관 교체는 국외에서의 위협, 특히 IS 위협에 대처하는 우리의 전략을 큰 틀에서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며 “미국인들의 지지를 받는 '광범위하고 조직적이며 세심히 다듬어진 노력(전략)'이 없으면 IS를 물리칠 수 없는데 지금 이 정부는 그렇지 못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