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YJ 도쿄돔 전석 매진, 예견된 성공이었다…10만 관객과 열광의 소통

2014-11-20 08:32
12월 오사카·후쿠오카 돔 투어 이어가

[사진제공=씨제스엔터테인먼트]


(도쿄) 아주경제 홍종선 기자 = 도쿄돔 5만석 전석 매진, 이틀 간 10만 관객과 열광의 소통. 역대 최고 기록.

11월 18, 19일 일본 도쿄도 분쿄오쿠 코우라쿠에 위치한 도쿄돔에서 열린 ‘2014 JYJ Japan Dome Tour 이치고이치에 In Tokyo'를 통해 JYJ의 세 남자가 이뤄낸 성과다.

정식으로 앨범 한 번 발매한 적 없고, 2010년 도쿄돔 콘서트 이후 3년 만에 마련한 자리이건만 일본의 팬들은 변치 않고 기다려왔음을 과시하듯 전석 매진으로 화답했다. 10만원 정도의 티켓(1만800엔) 가격도 모자라 고가의 암표가 나돌 만큼 JYJ의 콘서트를 보고 싶은 이들은 많았고, 부지함으로 좌석을 얻은 팬들은 '선택된' 자신임을 아는 듯 공연 내내 뜨거운 함성과 빨강, 초록의 야광봉으로 돔을 물들였다.

도쿄돔 매진 행렬은 '예견된 성공'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박유천의 영화 데뷔작이자 평론가들이 엄선하는 영평상 신인남우상을 그에게 안긴 '해무'는 국내 개봉 전 일본에 선 판매됐고, 김재중의 첫 주연작 '트라이앵글' 드라마가 현재 일본 DATV에서 방영 중이라는 사실을 알리는 홍보 차량이 도쿄 시내를 순회하고 있고, 지난 7월부터 두 달 간 뮤지컬 '드라큘라'가 국내에서 공연됐을 당시 김준수의 30번째 출연이자 마지막 무대를 보고 싶어 티켓도 없이 한국을 찾은 일본 팬이 '김준수의 마지막 공연이 너무나 보고 싶습니다. 표를 양보해 주시겠습니까'라는 푯말을 들고 예술의전당 앞을 지켰던 일을 떠올린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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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후 5시30분 공연을 두 시간 앞두고 김준수, 김재중, 박유천이 한국 기자들을 만났다. 연내 발매할 싱글앨범 'Wake me tonight'과 도쿄돔 콘서트에 대한 현지 언론의 대대적 보도, 전날 열린 공연에서 팬들이 보여준 열광적 '의리'에 한껏 고무된 모습이었다.

박유천은 "이렇게 오래도록 긴장할 수 있나 싶게, 공연 중간에 마이크라도 떨어뜨리면 어쩌나 걱정했을 만큼 설레고 떨렸던 무대"였다며 전날의 공연을 회상했다.

김재중은 "새로운 곡을 선보인다는 점에서 걱정되는 부분도 있었지만, 공연 전 준수가 '우리 실수하더라도 '나 실수했습니다' 하는 마음으로 가족 분위기에서 하자'고 말했듯이 긴장하지 않고 공연했다. 새로운 무대지만 가족 같은 따뜻한 무대였다"며 만족해 했다. 또 "단독공연을 한 적 있지만 (일본) 매체에 기사 한 줄 나간 적 없다. (어제 공연 전) 많은 현지 매체가 와 준 게 어색했다. 지인들도 매체를 통해 콘서트 소식을 접했다고 소식을 전해 왔다. 오랜만의 경험에 기분 좋다"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김준수는 "JYJ로서 3년 만에 인사 드리는데 잊지 않고 기다려 주셔서 너무나 감사하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또 'Wake me tonight'를 싱글앨범 곡으로 택한 이유에 대해 "JYJ로서 일본 팬 분들께 소개 드리는 첫 싱글이다. (12월 오사카와 후쿠오카로 이어질) 돔 투어를 다같이 즐기고 분위기가 고조될 수 있는 곳으로 만들고 싶었다"고 밝혔다.
 

[사진제공=씨제스엔터테인먼트]

 

김재중이 말한 가족과 함께하듯 편안한 공연은 19일에도 재연됐다. JYJ의 세 남자가 따로 또 같이 노래를 한국어로 부르든 일본어로 부르든 팬들은 따뜻하게 호응했고, 노래 중간 중간 팬들과 능숙한 일본어로 소통하는 모습은 자연스러웠다. 무엇보다 세 멤버 사이에 흐르는 기류가 편하고 안정감 있어 보였다. 이유 있는 따뜻함과 편안함이었다.

김재중은 "가까운 만큼 오히려 자주 연락하지 않는데, 최근 (메신저) 그룹방을 만들어서 대화도 하고 이상한 사진도 보내며 지낸다. 메신저지만 힘이 된다. 힘들면 힘들다고 말할 수 있게 된 것도 편안해진 부분이다. 또 그러면 (유천이가) 서슴없이 '형 힘내, 힘든데 술 한잔 할까'라고 말하고 결국은 (숙취로) 더 힘들게 된다. 이런 일들이 힘이 되고 용기가 된다"며 10년의 동고동락 속에 돈독해진 우정을 자랑했다.

김준수 역시 "항상 생각하고 느끼지만 세 명이었기 때문에 (다른) 두 명이 한 곳을, 저와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사실이 의지가 된다. 어제도 느꼈는데, 거창하게 무얼 주고 받을 때보다 무대에서 노래할 때, 얘기하다가 불현듯 쳐다봤을 때 순간 순간 울컥하게 되더라. 10년 간 이렇게 함께해 왔구나 싶고, 만남의 자연스러움이 너무 좋다. 후회하지 않는 10년, 행복한 10년이었다"고 더욱 친밀해진 세 사람의 관계를 얘기했다.

박유천은 "얘기할 사람이 필요할 때 늘 그 자리에 있어 주는 것이 가장 고맙다"면서 "시간에 쫓기지 않고 편안하게 하다 보니까 마음의 여유가 생긴 것 같고, (혼자 할 때보다) 셋이서 무대에 서면 참 많이 고맙고 참 많이 즐겁다"고 편안한 분위기의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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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도쿄돔 콘서트에서는 JYJ의 첫 일본 싱글앨범 곡 'Wake me tonight'를 비롯해 무려 24곡의 노래가 불려졌다. 3시간의 공연에서 두 곡이 유난히 눈길을 끌었다. JYJ가 동방신기 시절 일본에서 발매했던 싱글 'Begin'과 대선배 조용필의 노래 '걷고 싶다'이다.

전날 공연에서 'Begin'을 들은 팬들이 눈물을 많이 흘렸다는 이야기를 전하자 김준수는 "(동방신기 시절의 노래를) 무대에서 부르고 싶었다. 여의치 않다가 한 곡이라도 선물로 준비하고 싶었다. 곡의 메시지에, 'Begin'의 가사에 팬에게 전하고 싶은 우리의 마음이 담겨 있어 택했다. 추억도 많은 노래다"라고 소개했다. 19일 공연에서도 5만 관객은 다른 어떤 노래보다 'Begin'에 열렬히 반응했고 한국어로 따라부르며 행복해 했다.

'걷고 싶다'에 대해선 김재중이 설명했다. "촬영 때문에 제주도에 갔을 때 운전하며 노래를 듣는데 조용필 선생님의 '걷고 싶다'가 나왔다. 노래가 '너무' 좋더라. 검색해 보니 일본어 버전이 있고, 발매는 했지만 이 노래로 활동은 하지 않으셨더라. 이 좋은 노래를 혼자만 듣기 아까워서 여러분께 소개해 드리고 싶어서 조용필 선배님께 전화 드렸다. '어떤 식으로 부를 거냐' 물으셔서 가이드(견본 녹음)를 떠서 보냈는데 좋다고 하셨다. 밥 한번 먹자셨는데, 노래를 잘 부른 뒤 하고 싶어서 아직 못 했다. 공연 잘 마치고 서울 가서 식사하고 싶다"고 말하며 활짝 웃었다.

어느덧 10년의 시간을 뒤로 하고 새로운 10년의 시작을 알리는 JYJ의 돔 투어. 오사카 공연은 오는 12월 13일과 14일, 후코오카에서의 콘서트는 12월 23일과 24일 열린다. 일본 팬들에게는 뜻 깊은 한 해의 마무리, 특별한 크리스마스 이브가 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