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영 HBIS, 두페르코 지분 51% 보유...저가 철강 '수출홍수' 예고

2014-11-19 16:13

[사진 = 중국신문망]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중국 국영 철강업체 '허베이철강그룹(HBIS)'이 세계 최대 철강 무역업체인 스위스 두페르코의 주요 주주가 됐다. 

19일 중궈신원왕(中國新聞網)에 따르면 허베이철강그룹은 이날 베이징에서 스위스 두페르코그룹의 지분 51%를 인수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주주권 협약을 체결했다. 중국 국영 철강기업이 글로벌 철강 무역업체의 주식 과반수 이상을 보유하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08년 설립된 허베이철강그룹은 18개의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으며 철강산업을 비롯해 장비제조, 금융서비스, 현대 물류 서비스를 추진하고 있는 대형 기업이다. 두페르코그룹은 세계 최대 철강무역 및 종합서비스 업체로 연간 철강 원자재 판매량 2200만t을 기록하고 있다.

장위융(長于勇)허베이철강그룹 이사장은 "이번 인수를 통해 허베이철강그룹이 더욱 강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게 됐다"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경영판매루트를 더욱 확충해 허베이의 철강 산업이 전 세계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저가를 앞세운 중국 철강 기업의 활발한 해외시장 진출 움직임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의 철강 수출량은 빠르게 급증하고 있다. 이는 경제 성장 둔화에 따른 자국 내 철강 수요 하락, 철강 산업과 관련한 정부의 환경 규제에 부채가 늘어난 중국 철강업계가 탈출구 모색을 위해 저가 철강을 내세워 해외 수출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 해관총서(세관)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의 철강 수출량은 전년동기대비 73%나 급증한 852만t에 달했다. 올해 1~9월 중국의 전체 수출에서 철강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30%를 넘어섰다. 아울러 중국의 올해 철강수출 규모는 역대 최대규모인 8000만t에 달할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 6150만t에서 30% 이상 증가한 것이다.

이와 함께 저가의 철강이 세계 철강 가격인하 도미노를 일으켜 글로벌 철강 시장의 교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감 또한 증폭되고 있다. 

중국강철공업협회(中國鋼鐵工業協會)에 따르면 상반기 철강가격은 톤당 3212위안(약 55만3000원), 1kg당 3.2위안을 기록했다. 이는 최근 11년래 최저치로 대형마트에서 판매되는 배추 1kg가격인 3~4위안보다 낮은 수준이다.

한편, 중국정부는 이날 허베이성의 철강과 시멘트 등 과잉 생산 압박을 받는 품목의 생산기지를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남미 등 해외로 옮기는 방안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2017년부터 철강과 시멘트 생산량은 각각 매년 500만톤씩 줄이고, 유리 생산량은 매년 1억5000㎏씩 줄인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