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송종호 기자= KB국민카드와 현대자동차가 갈등을 빚어온 복합할부금융 수수료율을 사실상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금융업계와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가맹점 만료 시한을 각각 10일과 7일 두 차례 연기한 현대차와 KB국민카드가 마감시한을 하루 앞둔 전날 수수료율을 1.5% 수준으로 하는 데 합의했다.

양측은 이날 막판 이견 조율을 거친 뒤 계약서에 최종 서명할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그동안 KB국민카드에 현행 1.85%인 카드복합할부 가맹점 수수료율을 0.7%까지 내려달라고 요구했다. 이후 요구 수준을 1.0∼1.1%로 낮춘 바 있다.

그동안 강경한 입장을 보이던 양측이 극적으로 합의점을 찾은 것은 협상 결렬이 모두에게 손해를 가져온다는 우려 때문이다. 결국 고객 불편과 매출 하락이라는 고민 속에서 합의에 도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금융당국은 현대차와 KB카드가 복합할부금융 수수료율을 합의했다는 소식에 “일단 복합할부금융을 시장에 유지하게 된 것은 다행”이라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간 금융감독원은 현대차를 검찰에 고발하거나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하는 방안을 검토해 왔다. 현대차가 주장하는 0.7~1.0%의 수수료율이 대형 가맹점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불공정행위에 해당한다고 해석했기 때문이다.

이번 협상 합의로 적지 않은 파장을 몰고 올 전망이다. 양사 간 협상을 지켜봐온 다른 완성차업체들이 카드사에 수수료율 인하를 요구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카드업계는 이번 협상 타결에 당황하는 모습이다. 복합할부금융 가맹점 수수료율이 1.5%까지 내려가면 카드사 입장에서 이익을 거의 포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여신전문금융업법의 근간을 뒤흔드는 결과를 불러왔다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