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칭 핵심상권에 한국관, 보세구 면세혜택 취득”

2014-11-16 15:19
홍콩 성밍그룹 창업자 2세 스웨이빈 총경리 인터뷰

성후이광창 전체를 한국관으로 재단장하는 계획을 추진중인 스웨이빈 성후이광창 총경리.[사진=조용성 기자]



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우리가 진행중인 프로젝트는 반드시 성공할 것이며, 성공할 수 밖에 없다." 스웨이빈(施偉斌) 성후이광창(盛匯廣場) 총경리의 발언에는 자신감에 가득 차 있었다. 홍콩의 부동산개발업체인 성밍(盛明)그룹의 창업자 2세인 그는 충칭(重慶)시 난안(南岸)구 난펑(南坪)루의 대형쇼핑몰인 성후이광창 전체를 한국제품을 판매하는 한국관으로 탈바꿈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15일 충칭에서 기자를 만난 그는 "충칭시민들의 한국제품에 대한 호감도는 상상을 초월한다"면서 프로젝트 소개에 대한 운을 뗐다.

홍콩 성밍그룹에서 일하던 그는 홍콩 성밍그룹이 면적 1만3000㎡에 이르는 성후이광창을 인수하던 2009년 인수팀과 함께 충칭으로 건너왔다. 인수금액은 12억위안(한화 2100억원)였다. 이후 그는 성후이광창의 실질적인 경영자로 활동했다. 충칭 핵심상권에 위치한 탓에 성후이광창은 장사가 제법 잘 됐다. 하지만 청년기업가인 그는 쇼핑몰을 좀더 독특하고 경쟁력있게 만들 방안을 모색했고, 전체 쇼핑몰을 수입상품 전문매장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아이디어를 냈다.

그는 계획서를 만들어 충칭시 공무원들을 쫒아다니며 설득작업을 진행했다. 올해에만 황치판(黃奇帆) 충칭시장을 세번 만나는 등 동분서주했다. 결국 충칭시는 지난 7월 성후이광창을 보세면세구로 지정했다. 도시 외곽의 한 지역을 보세구로 지정하는 경우는 많지만, 특정 건물을 보세지역으로 지정하는 경우는 중국내에서 이번이 처음이다. 우리나라로 따지자면, 서울시가 명동 밀리오레를 보세구역으로 지정한 것과 마찬가지다. 젊은 청년기업가의 창의력과 열정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한국제품 가능성에 파격베팅

성후이광창이 보세구역으로 지정될 것을 확신한 그는 올 봄부터 쇼핑몰 대전환을 고민했다. 프랑스, 이탈리아의 패션명품, 일본의 제품들, 스위스의 세공품들이 그의 머리를 멤돌았다. 이 시기 그는 다시한번 파격적인 결정을 내린다. 한국제품을 전면에 내세우고 성후이광창을 '한국제품전문점'으로 브랜드포지셔닝을 하겠다는 것.

스웨이빈 총경리는 "충칭 사람들은 한국에 다녀오면 엄청난 양의 물건을 사온다"며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한국제품에 대해 무한신뢰를 보내고 있다"고 소개한다. 이어 중국의 다른 지역들의 사람들도 한국을 좋아하겠지만, 충칭은 더욱 선호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충칭에는 한국임시정부, 광복군주둔지가 있으며, 이같은 역사적 인연은 보수적이면서도 배타적인 충칭시민들의 마음을 열게 만들었으며, 한류드라마 열풍은 호감도를 대폭 올려놓았다"고 말했다. 이어 스 총경리는 "충칭은 예로부터 미녀가 많은 고장이며, 여성들이 자신 꾸미기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는 곳"이라며 "이들 여성들이 한국제품을 적극적으로 구매하는 주력 계층"이라고 소개했다.
 

현재 한국관으로 재단장되고 있는 성후이광창 1층 모습.[사진=조용성 기자]



◆9만원이하제품 완전면세 혜택

우리나라 제품은 중국에서 공식유통과정을 거친후 가격이 최소 2배, 많게는 4배까지 뛰어오른다. 관세, 증치세, 소비세 등 세금이 많으며 제품인증비용, 유통마진 등이 붙다보면 가격이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한국에서 사면 값싸고 질좋은 우리나라 제품들이 중국에 들어오면서 가격경쟁력이 사라져 버린다. 한국에 여행와서는 제품을 싹쓸이해가듯 사가던 중국인들이 중국내에서 판매되는 한국제품에는 오히려 냉담한 이유다.

스 총경리는 "성후이광창에서 판매되는 한국제품들은 가격경쟁력이 높을 수 밖에 없다"며 "품목별로 다르겠지만 대체적으로 500위안(한화 약 9만원)이하의 제품은 완전면세된다"고 설명했다. 한국내 공장도가격에 물류비용과 유통마진을 감안하면, 한국내에서 판매되는 가격 그대로 충칭에서 판매될수 있는 셈이다. 또한 현재 개설준비중인 인터넷쇼핑몰을 통해 인터넷판매도 가능해진다.

해관과의 협조도 순탄하다. 그는 "보세구지정은 충칭시 인민정부는 물론 해관으로부터도 인증을 받았다"면서 "성후이광창의 판매시스템은 인민정부, 상무국, 해관과 연동이 되어 있다"고 소개했다. 매출이 발생하고, 매출액을 합산하고, 세금을 매기는 모든 과정이 전산을 통해 정부측에 연결되기 때문에 구매절차가 빠르고 투명하다. 이는 성후이광창은 물론 입주기업에도 상당한 경쟁력으로 작용한다. 스 총경리는 "쇼핑몰 오픈기념식에 충칭해관 최고책임자가 참석해 축사를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래픽/아주경제]



◆인구 4억명의 거대상권

충칭시는 인구 3280만명으로, 그 자체만으로도 큰 시장이다. 중국에서 가장 경제성장률이 빠른 지역이기도 하다. 올 상반기 GDP 성장률은 중국내에서 가장 높은 10.8%를 기록했다. 소비재매출액 역시 2009년 21.9%, 2010년 19.0%, 2011년 18.7%, 2012년 16.0%, 2013년 14.0% 증가했으며 올해 상반기 역시 13.0% 늘어났다. 이에 더해 충칭은 간쑤(甘肅)성, 산시(陝西)성, 후베이(湖北)성, 후난(湖南)성, 구이저우(貴州)성, 윈난(雲南)성, 쓰촨(四川)성 등 7개 성과 맞닿아 있다. 충칭의 인구와 인접한 7곳 성의 인구는 4억명이 넘는다. 4억명 시장의 중심부에 충칭이 위치해 있는 것.

스 총경리는 "황치판 충칭시장이 성후이광창의 한국관 프로젝트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외지 관광객들의 한국제품 구매가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충칭은 창장(長江)을 끼고 있는 중국 최대의 내륙항구이며 주변에 산이 많아 관광자원이 풍부하다. 충칭시내 핵심상권에 위치해 있는데다, 한국물건을 보세로 판매하는 성후이광창은 그 자체로 충칭시의 관광상품이 될 수 있는 셈이다. 스 총경리는 "한국의 면세점, 명동, 동대문 등지에서 벌어지는 중국인 요우커들의 쇼핑광풍이 충칭에서 발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한국관으로 재단장중인 성후이광창의 외부모습.[사진=조용성 기자]



◆한국관 주요타깃은 젊은 여성

성후이광창의 한국관 주요타깃고객은 젊은 여성이다. 스 총경리는 "충칭은 예로부터 미녀가 많기로 소문난 고장이며, 여성들은 이같은 충칭시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면서 "이들은 꾸미기를 좋아하고 의류, 신발, 화장품 등을 적극적으로 구매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한국관에 한국의 패션잡화와 화장품을 유치하고 있으며, 미장원, 피부관리센터, 성형외과 등도 입주시킬 생각"이라면서 "여성고객 유치를 위해 한국의 연예인들을 자주 초청해 쇼핑몰 앞에서 공연을 펼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또한 한국식품관, 한식당, 건강용품 등도 취급하고, 영화관과 휘트니스센터도 입주할 예정이다.

스 총경리는 "현재 한국 벤더들과의 협상이 진행중이며 다음달 24일 매장을 가오픈할 것이며 내년 2월경에 정식 오픈행사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향후 충칭에서의 한국관 프로젝트 모델을 다른 지역으로 복제해 나갈 생각"이라며 "더 많은 경쟁력있는 한국기업이 성후이광창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국관으로 재단장중인 성후이광창의 야경.[사진=성후이광창 제공]



한편, 올해 33세의 젊은 나이인 스 총경리는 광저우(廣州)의 화남이공대에서 부동산경영학을 전공했고, 현재 홍콩 성밍그룹의 자회사인 충칭성밍상업관리유한회사의 대표로 일하고 있다. 홍콩의 성밍그룹은 2007년에 상장된 부동산개발회사로, 주하이(珠海)를 중심으로 광둥(廣東)성에 많은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그는 현재 우리나라 기업인 커번(科本)과 손을 잡고 한국의 공급상들을 모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