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 ‘벤처 르네상스’의 부활…창조경제를 이끄는 주역들

2014-11-14 13:23

아주경제 신희강 기자 = # 벌집구조라는 독특한 사용자 환경을 적용하고, 실시간 교통상황 반영한 빠른 길 안내. 현재 550만 다운로드를 기록하고 있는 ‘국민내비 김기사’ 애플리케이션(앱)이다. 2011년 출시 이후 3년만에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이 회사는 혁신적인 기술을 통해 내비게이션의 새 역사를 개척하고 있다.

# 보청기 같은 무선 이어폰을 끼고 통화시 외부 소음 완벽 차단. 이어폰 내 초소형 마이크를 장착한 해보라의 ‘이어톡’이다. 해보라는 정부의 경영 멘토링을 받고 5억원을 지원받은 뒤 현재 국내외 특허만 70개가 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참신한 아이디어와 차별있는 콘텐츠로 무장한 중소·벤처 기업들이 국내 시장의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를 이끄는 주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대기업 위주의 수출경제가 저성장 기조로 접어들면서 새로운 출구전략으로 창업과 벤처에 대한 정부에 대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에 정부의 기술이나 자금, 인프라 등의 여러가지 필요한 부분에 대한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기업들로서는 건전한 기업가 정신을 갖추고, 스스로의 경쟁력을 갖춰 자생력을 키워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창업한지 3~5년 만에 주저않는 기업이 아닌 창업성공률이 높은 문화가 이 땅에 정착해야 한다는 얘기다.

 

파이브지티가 개발한 '얼굴인식 보안 프로그램'(왼쪽)과 해보라가 개발한 '이어 톡'(오른쪽)의 모습. [사진=미래부 제공]


◆ 얼굴인식부터 대형 스마트 윈도우까지… 창조경제 성공사례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난 6월 ‘창조경제 실현계획’의 일환으로 창조경제타운을 조성했다. 창조경제타운은 아이디어와 열정으로 무장한 스타트업 벤처기업들이 중소, 중견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멘토 및 투자를 지원해주는 역할을 한다.

이처럼 정부의 지원아래 경쟁력을 갖춘 벤처기업들이 속속들이 성과를 달성하는 결과물을 내놓고 있다. 실제 요구르트 제조기로 홈쇼핑의 절대강자로 부상한 NUC전자의 경우 초기 특허분쟁과 제품 매출 부진 등으로 투자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출연(연)의 기술협력을 통해 경쟁력을 높였다.

NUC전자는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의 슈퍼컴퓨터를 통해 녹즙기 기술개발에 성공, 2010년 19억원이던 매출을 1년 만에 293억원까지 끌어 올렸다. 2012년에는 해외에 제품을 수출하며 500억원대의 매출을 달성하고, 현재 782건의 해외 지식재산권 등록 및 출원으로 글로벌 브랜드의 입지를 탄탄하게 구축하는 중이다.

시스템 개발 주식회사 파이브지티는 카메라로 얼굴을 인식해 문을 열고 닫는 보안 시스템을 구상했다. 창조경제타운과 SKT의 창업보육 프로그램인 BRAVO 리스타트 2기에 참여해 사업화에 성공했으며 개발한 ‘얼굴인식 보안 프로그램’은 지문인식을 대체할 보안업계의 다크호스로 주목받고 있다.

중소기업 큐시스는 생산기술연구소의 기술지원으로 ‘대형 스마트 윈도우’에 필요한 고품질의 투명전극 필름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현재까지 미국 및 일본에 42억원어치 제품을 수출했으며, 향후 지속적인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정부가 창조경제 생태계를 마련하고 선순환 구조가 정착되고 있는 긍정적인 신호탄인 셈이다. 정부로서는 새로운 기업을 발굴하는 것에서 나아가 창조경제를 위한 토양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 창조경제 생태계 구축…선순환 구조 장착되야

2013년 말 기준 연매출이 1000억원 이상 ‘벤처 1000억 기업’이 전년 대비 9.1%(38개사) 늘어난 454개사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 2005년에 비해 6배 이상 증가한 수치로, 매출 1000억원 이상을 올린 역량 있는 기업군이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나오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이들 기업과 더불어 새로 시작하는 벤처기업들을 위해 보다 체계적이고 적합한 지원대책을 짜야 한다고 조언한다. 창조경제 생태계를 위한 기반조성을 마련하고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켜야 한다는 얘기다.

즉 벤처 중심의 판교, 지식·문화 중심의 창조경제 성공모델을 확산하고, 수명이 다한 산업단지는 적극적으로 창조공간으로 전환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최근 정부와 SK그룹이 ICT(정보통신기술)와 에너지 기술을 지역 특성에 맞게 결합한 ‘맞춤형 사업’도 좋은 예로 들 수 있다. 정부와 대기업이 손을 잡고 벤처기업을 상대로 판로개척, 멘토링, 기술교육 등 전방위적인 지원을 통해 창조경제의 선순환의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또 기존 산업 속에서 장점을 뽑아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새로운 기업이 탄생하는 것만큼 과거 기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아울러 대학과 연구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기술과 특허를 벤처·중소기업이 활용해 창조기업으로 탈바꿈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도 필요하다고 제언한다. 개별 주체들의 자발적인 노력과 함께 선도벤처기업이 후배 벤처 창업자의 롤 모델로서 축적된 노하우를 전수해주는 문화 확산도 필요하다고 덧붙인다.

정부가 벤처·창업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자금, 기술 등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는 동시에 이들 기업의 기술개발과 과감한 도전정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