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FTA로 본 북중 관계 전망
2014-11-11 16:17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한·중 양국이 10일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의 실질적 타결을 선언하면서 양국의 경제 영역이 넓어지기도 했지만 실질적으로 한·중 FTA는 그 어떤 경제 협정보다 양국의 정치적 이념이 고려된 협정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번 협상 타결로 한·중이 이전보다 한 단계 더 발전하게 됐지만 이에 따른 남북, 북·중 관계에 미칠 파장에 관심이 모아진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남북 균형 정책을 버리지 않고 북·중 경협에 오히려 적극성을 띨 것으로 내다봤다. 또 미국 주도의 MD(미사일방어체계)와 관련해서도 중국이 향후 어떤 조건을 내걸지도 관심사다.
김한권 아산정책연구원 지역연구센터장은 "중국은 현재 철저히 정치·경제 분리정책을 쓰고 있다"며 "때문에 한·중 FTA가 체결됐다고 해서 북한에 대해 관심을 낮추거나 전략적 가치를 하락시켜 버리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한권 센터장은 "중국이 남북 균형정책을 버리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도 (북한과 관련)안보와 경제 정책을 분리해서 나갈 수밖에 없다는 걸 똑같이 중국에 말해야 한다"며 "한·중 FTA로 남북 문제에서 중국이 변하진 않지만, 한국이 FTA를 함으로써 북·중 사이의 경제 경협에 관여할 수 있는 돌파구는 열렸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이 이 문제에 대해 주도해 나갈 수 있어야 한다"며 "경제적 관여가 아니라 북·중 경협에 전략적 관여를 한다는 의미에서 검토가 빨리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나 중국이 북한과의 경제적 파트너 관계를 이미 포기한 이상 중국의 전략도 상당부분 변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연구부원장은 "등거리 외교를 펼치는 중국에게 한국의 전략적 가치가 더 커졌기 때문에 북한 문제 해결에서 한국 쪽의 입장을 많이 들어줄 수도 있게 됐다"고 말했다.
또 미국의 사드(THAAD·고(高)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한반도 배치가 미국 주도의 MD(미사일방어체계) 편입을 위한 사전 단계라며 날카로운 지적을 하고 있는 중국이 향후 어떤 조건을 내 걸지도 관심사다.
중국은 언론을 앞세워 사드 한반도 배치를 공공연히 반대하고 있다. 특히 한·중 FTA가 타결되기 바로 전날에도 한국에서 사드 관련 기사가 나오면 이에 대한 위협적인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이에 대해 최강 부원장은 "중국에서는 'FTA 체결한 친구가 그렇게 꼭 MD를 가야겠냐'고 얘기를 할 것이고 미국에서는 '한국은 정말 중국으로 기우는 것이냐'고 말할 것"이라며 "MD는 우리의 생존을 위해 필요한 문제라고 분리해야지 연계를 해서 맞바꾸는 식으로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통일부는 개성공단 제품도 한국산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방향으로 한·중 FTA가 타결된 것에 대해 "개성공단 생산품의 대중 수출이 확대되고 경쟁력이 제고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통일부 당국자는 "한·중 FTA는 개성공단을 특정하지는 않았지만 역외가공 지역에서 생산되는 제품은 한국산으로 원산지를 판정하기로 해 개성공단 제품은 한국산으로 인정받게 된다"며 이같이 기대했다.
이 당국자는 "개성공단이 역외가공 지역으로 인정되지만 세부적으로 어떤 조건을 달지는 추후 더 협의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