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서 중국주식 투자시대 성큼… "시세차익에 환이익도 기대"

2014-11-10 17:15

아주경제 이혜림 기자 = 안방에서도 중국 주식을 사고 팔 수 있는 시대가 불과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중국이 오는 17일 상하이와 홍콩 증시 간 교차매매를 허용하기로 전격 결정했다.

우리 투자자는 후강퉁 거래로 시세차익뿐 아니라 환이익도 노려볼 수 있다. 외국인 자금 유입으로 상하이증시 수급이 개선되는 동시에 위안화 가치 격상도 점쳐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 증시에서는 외국인 자금 이탈로 일시적인 충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국내 주식투자 때보다 많이 드는 수수료나 세금도 문제다.

◆위안화 강세 땐 환차익도 기대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도 위안화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후강퉁 시행은 이런 수요를 상당 부분 끌어들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국 당국이 통화스와프나 위안화직거래로 위안화 국제화를 서두르고 있는 점도 이런 전망에 무게를 실어준다. 해마다 2500억 달러에 이르는 경상수지 흑자를 지속해온 중국은 4조 달러에 이르는 외환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계 자산운용사인 얼라이언스번스틴은 최근 "위안화는 여전히 저평가돼 있으며 가치가 빠른 속도로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상하이증시는 불어나는 유동성에 힘입어 시세차익도 기대되고 있다. 일찌감치 중국 현지 증권주나 금융주, 정보기술(IT)업종 대장주가 후강퉁 수혜주로 꼽혀왔다. 상하이증시는 교차매매 허용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가운데 이날만 2.30% 상승한 2473.67을 기록했다.

◆수수료ㆍ세금 문제는 변수

중국을 비롯한 해외 주식을 처음 거래하는 투자자는 수수료나 세금 문제에 신경써야 한다. 시세차익이 발생하더라도 환손실이 생기면 이를 상쇄시킬 수도 있다.

우리 투자자가 상하이증시에 투자해 매매차익을 얻으면 양도소득세를 내야 한다. 양도소득세율은 1년 간 해외주식 투자에서 발생한 모든 매매차익에서 증권사 수수료를 비롯한 경비와 연간 기본공제(250만원)를 뺀 금액 대비 22%(지방소득세 포함) 수준이다.

자본이득세 징수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중국은 원칙적으로 자국 주식을 거래하는 외국 기관 투자자에게 10%를 자본이득세로 받아왔다.

◆상하이증시 추가상승에 무게

상하이종합지수는 리커창 중국 총리가 4월 10일 보아오포럼에서 후강퉁 시행을 언급한 후 이날까지 약 6개월 만에 18% 가까이 뛰었다. 코스피가 같은 기간 2% 넘게 내린 것과 대조적인 모습으로 이미 호재가 주가에 어느 정도 반영된 셈이다.

그러나 우리 주요 증권사는 추가 상승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여전히 상하이증시 A주가 홍콩 H주 대비 저평가돼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후강퉁 시행으로 상하이증시 A주에 대한 외국인 투자비중은 2%대에서 30%대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A주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시장지수에 포함되면 외국인 매수세에 더욱 속도가 붙을 수 있다. 이미 MSCI 신흥국지수에서 홍콩증시 H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19%로 한국(16%)보다 높다. 여기에 상하이증시 A주가 더해지면 비중이 약 28%대로 늘어난다. 이럴 경우 한국 비중은 14% 초반까지 줄어들게 된다.

중국자본시장연구회 관계자는 "중국이 단계적으로 주식시장 개방을 확대해 상하이증시가 MSCI에 편입되면 국내에서 외국인 자금 이탈이 불가피하다"며 "우리 증권업계가 이를 보완할 수익모델을 만드는 것은 숙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