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유커시대 도래…풀어야 할 과제는?
2014-11-11 00:02
한국관광공사 관광R&D센터장 안지환
유커들의 막대한 쇼핑지출액은 국내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위축을 보충하는 긍정적인 측면이 많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중국 투기적 자본의 한국부동산시장 유입에 따른 부작용, 서울과 제주도에만 편중된 방한코스 등 우려의 시각도 적지 않다.
2013년 중국정부의 여행분야 2대 화두는 이른바 문명여행과 여유법이었다.
1인당 국민소득이 5000달러를 넘어서고 해외여행자수가 급속히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이집트 피라미드에 한자 낙서, 현지문화 몰이해로 인한 충돌 등 다양한 문제들이 발생했다. 1989년 한국의 해외여행 완전자유화 이후 발생했던 각종 문제들과 거의 동일한 양상이다.
다른 한편으로 원가 이하로 판매되는 여행상품, 여행약관과 다르게 임의로 변경되는 일정, 쇼핑회수 초과, 옵션 강요 등을 예방코자 중국정부는 작년 10월 여유법을 발효시켰다.
하지만 소비자보호 측면이 강한 이 여유법은 발효한지 6개월도 지나지 않아서 적어도 방한 패키지상품의 가격 측면에서는 거의 영향력을 상실하였다는 것이 우리 여행업계의 중론이다.
중국의 인터넷여행사와 인터넷쇼핑몰들이 최근 경쟁적으로 여행상품을 취급하기 시작하면서여행상품의 가격전쟁은 더 심화되고 있으며 중국인의 소득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해외여행 수요가 기존 북경과 상해 등 동부 연안지역 중심에서 중‧서부지역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그 결과 기존의 한중 정기노선 이외 중국의 수십여 개 지방 도시들과 한국의 인천, 제주, 양양, 청주, 무안 등을 연결하는 전세기가 저가항공사 위주로 취항하게 되었다.
이 전세기는 취항회수에 따른 보조금을 중국 및 한국의 지방정부가 지원(제주는 최근에 폐지)하기 때문에 정기항공편에 비해서 방한 상품가격이 최소 15만원 이상은 싸게 판매되고 있다.
2013년 한국을 방문한 유커는 전년대비 52%가 증가한 433만 명으로서, 한국은 홍콩과 마카오를 제외한 중국인 제 1 여행목적지로 부상했다.
올해 9월말까지는 전년 동기 대비 36%가 늘어난 468만 명을 기록했으며 연말까지 6백만 명 달성도 기대되고 있다.
유커들의 방한이 급속히 늘어나면서 중국어 가이드 자질문제, 쇼핑 위주 일정에 따른 문화 콘텐츠 부족, 유커 선호 중저가 숙박시설 부족과 만족도 저하로 인한 재방문율 하락 등 해결해야 할 사항도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이는 이전에 우리가 겪어 보지 못한 유사 이래 최고로 많은 중국인들이 한반도에 발을 내딛기 때문에 발생하는 상황일 것이다.
이제는 미국, 프랑스 등 선진국들도 씀씀이가 큰 중국관광객 유치를 위해 비자 발급 절차 대폭 간소화, 특급호텔 내 중국어 TV 채널 추가, 중국어 홍보물 발간, 중국현지 판촉설명회 등을 적극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세계 중산층 인구 10억중 약 3억 명이 중국인이라는 최근 조사결과가 있으며 한국을 방문하는 유커는 2018년 전후에 1천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유커의 한국방문이 늘어나면 긍정적인 측면이 적지 않은 바, 현재 노정된 여러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데 관계자들의 지혜를 모아야 할 때이다.
특히 재방문율이 패키지보다 서너 배 높은 20~30대 위주의 개별여행객 비중을 확대하고 방한시 언어불편이 제일 높다는 점을 고려해 숙박, 쇼핑, 음식 분야의 수용태세 개선과 스마트폰 중국어 앱 보급, 와이파이 존 확대 등을 적극 도입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방한 중국인 절대 다수가 이용하는 국제항공편, 숙박시설, 중국어가이드 등 유커 1000만 시대에 걸맞는 관광인프라 확충 노력이 우선적으로 필요한 시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