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증권 영업익 껑충… 증권주 실적개선 신호탄?
2014-11-09 06:04
아주경제 류태웅 기자 = 메리츠종금증권이 3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며 증권주 턴어라운드 가능성에 파란불을 켰다.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메리츠종금증권은 3분기 영업이익 잠정치가 전년 동기 대비 55.7% 증가한 409억원으로 집계됐다. 1~3분기 누적 영업이익도 1년 만에 81.9% 늘어난 1242억원에 달했다.
증권주 가운데 가장 먼저 실적을 내놓은 이 회사는 점포 통폐합으로 비용구조를 효율화하면서도 우수인력을 꾸준히 끌어들인 덕에 실적 개선폭이 컸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금리인하에 따른 채권부문 실적개선이나 증시 거래대금 증가, 기저효과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다른 주요 증권사 역시 마찬가지다. 아직 3분기 실적을 내놓지 않았지만 비슷한 이유로 턴어라운드가 점쳐지고 있다.
유안타증권은 최근 주요 7개 증권사(한국투자증권 모회사인 한국투자금융지주와 삼성증권, 대우증권, 현대증권, 우리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키움증권)에 대해 3분기 순이익이 애초 예상치인 3987억원보다 12% 가까이 증가한 4462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분기 순이익에 비해 약 290%, 전년 동기보다는 270% 늘어난 수치다. 기준금리가 8ㆍ10월 2차례 걸쳐 2.0%까지 인하된 영향이 컸다. 증권사마다 채권평가이익이 증가하면서 순이익을 키웠다.
원재웅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실적 개선폭은 대형사가 더 클 것"이라며 "우리투자증권은 NH농협증권과 합병을 앞두고 실시한 감원 효과가 있고, 삼성증권은 1200억원에 이르는 삼성자산운용 매각이익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대우증권도 퇴직금 제도를 단수제로 바꿔 퇴직급여충당금이 환입될 가능성이 있다. 이 액수가 600억원 이상일 경우 3분기 순이익만 1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증권주 전반적으로 실적개선이 예상되면서 주가도 뛰고 있다. 유가증권시장 증권업종 지수는 10월 들어 7일까지 1851.98에서 1968.50으로 6% 넘게 올랐다.
고승희 SK증권 연구원은 "2013년만 해도 증권사가 대부분 부진한 실적을 기록해 기저효과가 커졌다"며 "이후 단행했던 구조조정으로 비용구조도 개선됐다"고 말했다.
고 연구원은 "정부가 증시 활성화를 위한 정책을 내놓고 있는 점, 거래대금이 최근 연중 최고치를 경신한 점도 하반기 실적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