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옷 옆에 향초…패션업계 "닫힌 지갑을 열어라"
2014-11-04 10:30
아주경제 한지연 기자 = 패션업계에 자사 및 타사 브랜드를 한 곳에 모아 파는 복합매장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한 공간에서 소비하고 싶어 하는 고객들의 심리와 단일 브랜드 매장으로는 매출 확대에 어려움을 겪는 업체 측 요구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패션그룹형지·한세실업·신원 등 중견 패션업체들이 복합 매장 구성에 한창이다. 자사 브랜드를 한 데 모으는 것은 물론 타 브랜드와 협업해 성격은 다르지만 연계성이 높은 상품들을 한 공간에 배열, 시너지 효과를 높이려는 전략이다.
회사 측은 올해 서울·강원·춘천 등에 복합 매장을 6개 오픈한데 이어 연말까지 2개 이상을 추가 출점할 예정이다.
한세드림 관계자는 "새로 오픈한 복합매장은 단독매장에 비해 규모는 20~50% 늘었지만, 매출은 90~120% 뛰어 시너지 효과가 높았다"고 설명했다.
올 초에도 형지 측은 캠핑용품업체 콜맨과 업무협약을 맺고 '와일드로즈-콜맨' 복합매장 구성도 약속했다 . 아웃도어 의류와 캠핑 용품 등 연계성이 높은 상품을 한 곳에서 판매해 매출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양측은 올해 20여개 매장을 확보한 뒤 3년 내 복합매장을 50개로 늘리기로 했다.
형지 관계자는 "경쟁력 있는 브랜드를 통합한 복합매장을 새로운 유통망으로 제안한다"며 "라이프 스타일에 따라 변신가능한 멀티숍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전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중견패션업체 신원과 남영비비안도 브랜드를 두 가지 이상 결합한 복합매장으로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신원 측은 복합매장 매출 성장률이 단일 브랜드 보다 50% 이상 높자 현재 55개인 복합매장을 연말까지 80개로 확대할 방침이다.
비비안도 최근 잠실 롯데월드몰에 복합매장 형태의 '라이브24 비비안'을 오픈하고 비비안·BBM·3S·젠토프 등의 브랜드 한 공간에서 판매한다. 특히 속옷 옆에 향초와 바디용품 등 연관상품을 진열해 소비자들의 오감을 만족시킨다는 전략이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마트, 영화관, 자동차 등처럼 연계성이 높은 상품을 배치해 상호 시너지 효과를 높이려는 전략이 패션에서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며 "복합매장은 편의성을 높일 뿐 아니라 종합 생활문화 기업을 지향하는 업체 측의 의도와도 맞는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