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에 뿔난 UBS 주가하락 원인 따진다

2014-11-02 06:01

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 스위스계 글로벌 투자은행(IB)인 UBS가 외국인 주주로서 현대차 주가하락 원인을 따지기로 했다. 현대차 측이 9월 중순 10조원 이상으로 한국전력 본사 터를 사들인 뒤 회사 주가가 20% 넘게 하락한 탓이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UBS는 자회사인 UBS증권 서울지점을 통해 오는 20일께 외국인 투자자를 상대로 비공개 세미나를 열고 현대차 주가하락 원인을 비롯한 우리 자동차산업 현안을 점검할 전망이다. 세마나 강연자로는 한때 현대차그룹 계열사에서 일했던 국내 A대학 교수도 초빙된 것으로 파악됐다.

현대차ㆍ기아차ㆍ현대모비스 컨소시엄은 9월 18일 서울 삼성동에 위치한 한전 본사 부지를 10조55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감정가보다 약 3배 비싼 값으로 무리한 투자라는 지적이 잇달았다.

실제 현대차 주가는 한전 터를 사들이기로 한 날부터 전월 말까지 21만8000원에서 17만원으로 22.02% 하락했다. 같은 기간 현대차 주식에 대한 외국인 보유비중도 46%선에서 44%선으로 낮아졌다.

해외 IB 관계자는 "외국인 입장에서는 현대차가 10조원 이상을 쓴 이유를 이해하기가 어렵다"며 "부지 인수가 앞으로 회사 경쟁력에 도움을 줄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반면 현대차가 연관 기업을 사들였을 때는 반응이 달랐다. 현대차 투자설명(IR) 담당자는 "현대제철을 인수했을 당시에는 자동차 강판부문 강화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다"며 "당시 현대제철뿐 아니라 현대차 주가도 동반 상승했다"고 전했다.

현대차는 한전 터를 이용해 글로벌 비즈니스센터를 세울 계획이다. 글로벌 자동차시장에서 다시 도약하기 위한 발판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외국인은 이런 시도가 실적개선으로 이어질지에 대해 회의적이다. 다만 이런 악재는 주가에 이미 반영돼 추가적인 하락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임노중 아이엠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환율이 안정세를 보이는 가운데 경기회복세를 보이는 미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자동차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