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의 TV] '내 생애 봄날' 연기돌 수영의 '완벽한' 성장

2014-10-31 08:30

내 생애 봄날 마지막회[사진=MBC 방송화면 캡처]


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내 생애 봄날'이 큰 반전없이 결말을 맞았다. 하지만 시청자에게는 큰 감동과 함께, '연기돌' 수영에 대한 생각을 단숨에 바꾸는 좋은 작품으로 남게됐다.

30일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내 생애 봄날'(극본 박지숙·연출 이재동) 마지막회에서 이봄이(최수영)는 심장이식 거부반응으로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다 결국 세상을 떴다.

봄이는 심장이식 거부반응으로 폐 부종, 폐렴기 등 힘든 상황에 빠지자 스스로 수술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수술을 권유하는 부모님을 향해 "5년 동안 '공짜' 같은 삶을 살아왔다"고 말했고, 죽음을 앞두고 강동하(감우성)에게 "마지막까지 내가 할 일이 뭐가 있을까 알려달라고 빌었다"며 장기기증을 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천천히 이별을 준비한 봄이는 수술실에 들어가기 전 동하를 향해 "우리 작별인사 미리 한 거 기억하죠? 고마워요, 사랑해요. 안녕"이라고 눈물의 인사를 나눴다.

결국 봄이의 죽음으로 드라마는 막을 내렸다. 동하와의 사랑도 끝내 이루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시청자들은 기적 같은 '봄날'을 선물한 봄이의 마음에 큰 감동을 받았다.

방송 초반 '내 생애 봄날'은 시한부 인생을 살다 장기 이식으로 새 심장을 얻은 여인이 우연히 자신에게 심장을 기증한 여인의 가족들을 만나 사랑하게 된다는 내용이 작위적이고 '뻔'하다는 이야기를 들어야 했다. 하지만 동하와 봄이는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며 더욱 단단해졌고, 이들을 연기한 감우성, 최수영의 호연 덕분에 가능한 일이었다.

특히 지난 2007년부터 천천히 연기를 준비하며 '대표 연기돌'이라는 수식어를 얻은 최수영은 '내 생애 봄날'을 통해 확실한 배우의 이미지를 얻을 수 있었다. 사랑에 빠진 여자의 모습, 심장병으로 고통스러워하는 환자의 모습 등 다양한 연기를 선보였다. 그리고 그런 최수영의 모습은 지상파 첫 주연이라는 무거운 짐도, 20년 차 대선배 감우성과의 호흡이라는 부담감도 잠시 내려놓고 오롯이 이봄이 캐릭터에 빠질 수 있게 했다.

드라마 '못말리는 결혼'(2007), '제 3병원'(2012), '연애조작단; 시라노'(2013), 그리고 '내생애봄날'까지. 천천히, 하지만 꾸준히 성장해나가는 수영의 모습은 소녀시대 멤버가 아니라 배우의 모습을 기대케 했다.

한편, '내 생애 봄날' 후속으로는 '미스터 백'이 방송된다. '미스터 백'은 돈, 지위, 명예 어느 것 하나 부러울 것 없는 재벌회장 70대 노인이 어느 날 우연한 사고로 30대로 젊어져, 그 동안 알지 못했던 진짜 사랑의 감정을 처음으로 느끼게 되는 좌충우돌 판타지 코미디 로맨스. 오는 11월 5일 첫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