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이문용 하림 대표이사 “삼계탕, ‘K-푸드’ 세계화 첨병 만들겠다”

2014-10-30 11:41

이문용 하림 대표는 미국 수출을 계기로, 삼계탕을 K-푸드 세계화의 첨병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사진=남궁진웅 기자]


아주경제 전운 기자 = 지난 8월 부산항에는 미국 LA와 뉴욕으로 향하는 6개의 컨테이너에는 토종 삼계탕이 가득 실려 있었다.  

FDA(미국 식품안전검사국)의 공식 검사를 마친 후 미국 소비자들에게 판매했고,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지난 2004년 우리나라가 미국에 삼계탕 수출을 요청한지 10년만의 일이다.

지난 3월 미국 농무부가 가금제품을 수출할 수 있는 국가 목록에 한국을 추가했기 때문이다. 가금제품 수입이 전세계에서 가장 까다로운 미국에 토종 'K-푸드'인 삼계탕의 수출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이같은 쾌거를 이룬 배경에는 닭고전 전문 축산기업 하림의 이문용 대표가 있었다. 수십년 동안 하림에 몸담아온 이 대표는 K-푸드를 해외에 전파하는데 온힘을 쏟아 부었다.

그는 일본의 스시가 세계를 휩쓴 것처럼 삼계탕과 같은 ‘K-푸드’야 말로 한국의 문화를 세계에 전파할 수 있는 강력한 무리라고 강조한다.

◆ 국내 최초로 미국에 축산물 수출

한국산 삼계탕의 미국 수출은 단순히 수출 품목 하나가 늘어난 것 이상의 의미가 담겨있다. 특히 한국 축산물이 미국에 수출되는 것 자체가 처음이다.

이같은 이유에 대해 이문용 대표는 "한국 축산물은 기본적으로 미국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가질 수가 없다"며 "미국은 세계 최대 축산물 생산국이고 미국이나 브라질에서 사료 곡물을 수입해 만든 사료로 가축을 키우는 한국이 미국에서 가격 경쟁을 갖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산 닭고기 제품을 미국시장에 진출한 것은 어찌 보면 비정상적이다. 때문에 역으로 풀이하면 삼계탕은 일반 닭고기 시장에서 요구하는 가격 경쟁력과는 다른 차별성을 가진 제품이라는 의미다.

이문용 대표는 "한국에만 오면 삼계탕을 찾는 일본인, 고려인삼 하면 자다가도 일어나는 중국인 등 미국에서는 다양한 동양인들이 살고 있다"며 "한국의 닭과 인삼을 재료로 만든 삼계탕은 1500만 한국 교포를 비롯해 일본·중국인들을 공략할 수 있는 이점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1차 수출분이 LA와 뉴욕으로 출발한 이유도 이들 동양인이 주로 밀집해 있기 때문이다. 하림은 이외에도 한국과 비슷한 식생활을 가지고 있는 히스페닉도 2차 소비자군으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 'K-푸드‘ 세계화의 새로운 기회

한국의 전통음식 삼계탕은 그동안 일본과 대만 홍통 등에 수출돼 왔다. 수출량이나 수출액도 크지 않으며 일본수출에 편중돼 다변화에 대한 필요성이 높았다.

하지만 대미 수출에서처럼 우리나라 축산물을 다른 나라에 수출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게 식품업계의 평가다.

이문용 대표는 "일본 의존도가 높은 삼계탕 수출 다변화는 삼계탕 세계화를 위한 필수 과제"라며 "삼계탕을 잘 이해하고 좋아하는 중국으로의 진출이 'K-푸드' 저변화의 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한국 정부는 지난 2006년 중국에 삼계탕 수입허가를 요청했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한동안 삼계탕의 핵심재료인 인삼을 보건식품으로 분류해 까다로운 장벽을 쌓았다.

지난해 5년근 이하 인삼에 대해서는 별도 등록이 필요없다며 완화를 하는 분위기였지만 아직까지 갈길은 멀다는 평가다.

수의 및 공중위생 관련 법률 체계, 수의조직 현황 및 운영체계, 잔류물질 관리 체계 등 서류검토 작업을 진행하고 있어, 그 일정이 언제 마무리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미국의 삼계탕 수입허가는 중국을 비롯한 다른 국가들에게 좋은 신호가 될 것"이라며 "미국의 수입허가 조건을 충족한 한국의 위생안전 검사 시스템이라면 중국 등의 허가조건도 충분히 만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특히 하림은 미국시장에서 세계화의 가능성을 확인하게 되면 중국시장 진출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중국인들은 고려인삼에 대한 효능을 잘 알고 있는데다가 국물을 즐기는 식습관이 있어 삼계탕은 새로운 'K-푸드' 문화를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 동물복지까지 고려한 첨단 공장 증축으로 세계화 초석

하림은 'K-푸드'의 세계화를 위한 전초기지 마련을 위히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익산공장 증축이 대표적이다. 익산 공장이 위치해 있는 익산시 망성면 어량리 일대 2만3500㎡의 부지에 동물복지를 고려한 최첨찬 가공공장을 신·증축할 계획이다.

올해 12월 착공 예정인 신 공장은 2016년 11월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생산시설은 동물의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고 풀에어 칠링 시스템 등 선진 설비를 도입해 고품질의 닭고기를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작업자의 안전과 위생을 위한 설비를 도입, 신선도를 최적화하는 온도 유지설비, 동물복지를 위한 포획·계류·CO2가스 실신 시스템 등이 들어선다.

또 최상의 품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효율적인 물류 시스템도 도입한다. 제품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달해 고객의 만도도를 향상시키고, 갓 잡은 신선한 닭고기를 늘 제공해 까다로운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는다는 전략이다.

특히 신재생 에너지 설비를 도입해 온실가스를 줄이는데 기여, 해외 바이어들에게 기업 이미지를 최대한 높일 수 있을 전망이다.

이문용 대표는 "인삼 가공공장 설비 업그레이드를 통해 경쟁력을 높여 매출 1조원을 기록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며 "계획한 익산 가공공장 증축이 완료되면 고품질의 닭고리를 생산해 ‘K-푸드’의 세계화를 한층더 앞당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