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은행 사외이사 연봉 높은 수준 아냐…글로벌 은행의 25%수준"

2014-10-22 15:35

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국내 은행권 사외이사 연봉이 글로벌 은행과 비교해 높은 수준은 아니라는 분석이 나왔다. 사외이사들이 고액연봉을 받는다는 비난보다는 이들이 보상에 걸맞은 적절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우진 금융연구원 금융산업연구실장은 22일 '국내 은행 사외이사의 보수체계 적정수준에 관한 연구' 보고서에서 국내 은행 사외이사 연봉은 글로벌 37개 은행 평균의 25% 수준이라고 밝혔다.

분석 대상인 영국 '더 뱅커(The Banker)'지 선정 세계 100대 은행 중 뱅크오브아메리카, 크레디스위스 등 37개 은행의 지난해 사외이사 보수는 평균 21만2000달러(약 2억2345만원)에 달한다는 것이다.

이에 비해 올해 3월 말 기준 국내 은행권의 사외이사 보수는 평균 4920만원이었다.

개별 회사로 보면 KB금융지주(9200만원)의 사외이사 보수가 가장 많고 국민은행(7300만원), 외환은행(6000만원), 하나은행(5500만원)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세계 100대 은행에는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산은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등 5개 은행지주도 포함돼 있다.

김 실장은 "국내 은행권 사외이사 보수는 비슷한 규모인 글로벌 은행의 33% 수준"이라고 말했다.

지역별로 은행 사외이사 보수를 보면 오세아니아(32만5000달러), 북미(28만3000달러), 유럽(27만1000달러), 아시아(6만2000달러) 등 순으로 아시아가 다른 지역에 비해 낮은 편이었다.

김 실장은 "영미식 지배구조를 도입한 국가는 사외이사 보수 수준이 높고, 스위스처럼 금융부문이 국가의 부를 창출하는 핵심인 나라는 연봉이 매우 높았다"고 소개했다. 크레디스위스의 사외이사 연봉은 한국 돈으로 7억원에 이른다는 설명이다.

그는 "사외이사의 역할은 금속 탐지기와 같아서 울리지 않는다고 역할이 없는 것이 아니다"라며 "사외이사가 고액의 보수를 받으면 경영진을 견제할 수 없다는 주장에는 무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외이사 보수를 성과급에 연동할 수 있을지 고민해 봐야 한다"며 "글로벌 50위권 도약 등 구체적인 전략이 이사회에 주어진다면 주식 형태로 보수를 주는 방식을 도입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