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국정감사] 정무위 "주택금융공사는 낙하산 텃밭"질타

2014-10-22 15:27

22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 국감에 참석한 피감기관 수장들이 물을 마시고 있다. 왼쪽부터 서근우 신용보증기금 이사장, 김재천 한국주택금융공사 부사장(사장 직무대행), 홍영만 한국자산관리공사 사장, 김주현 예금보험공사 사장.[남궁진웅 timeid@]


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 국회 정무위원회의 22일 예금보험공사·주택금융공사·캠코·신용보증기금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낙하산 인사'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 집중 추궁이 쏟아졌다.

새정치민주연합 민병두 의원은 "지난 2004년 주택금융공사 설립 이래 사장과 부사장은 초대 정홍식 사장을 제외하고는 지금까지 모두 낙하산 인사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9번의 사장과 부사장 교체 중 8번이 모피아(재정경제부) 혹은 한국은행 출신 낙하산 인사가 임명됐는데 이번에 (사장으로) 내정된 김재천 부사장도 한국은행 부총재 출신"이라고 말했다.

대구 출신인 김재천 부사장은 1977년 한국은행에 입행해 부총재보까지 역임 후 2012년 주택금융공사로 자리를 옮겼다. 지난 1월 서종대 전 사장이 한국감정원장으로 자리를 옮기자 사장 직무대행을 하고 있지만, 후임 사장으로 유력하다는 말이 돈다.

민병두 의원은 "주택금융공사법상 주택금융공사의 자본금은 2조원으로 정부와 한국은행이 출자하고 있지만 법령과 정관 어디에도 공사의 사장·부사장 등 특정 직위를 모피아 출신, 한국은행 출신 인사로 명시하고 있지 않다"고 꼬집었다.

같은 당 김기식 의원은 주택금융공사의 이사 자리가 사실상 정권 로비용으로 쓰였다고 질타했다. 김기식 의원은 "서종대 전 사장이 한국감정원 사장에 응모하고, 정권에 로비하기 위해 퇴임 직전 5명의 이사들을 줄줄이 임명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에 상임이사에 임명된 한상열·최희철 이사와 올 1월에 임명된 윤문상·김기호·이순홍 비상임 이사는 모두 새누리당 국회의원 보좌관이나 당직자 출신이라는 것이다.

실제 2013년 12월 23일 한상열·최희철 상임이사는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 제26조에 따라 별도의 공모나 추천 절차 없이 서종대 전 사장이 임명했다. 또 올 1월에 임명된 윤문상·김기호·이순홍 비상임 이사의 경우 임원추천위원회가 추천해서 금융위원장이 임명했으나, 임원추천위원의 구성권한은 이사회가 가지며 당시 이사회의 의장은 서종대 전 사장이었다.

김 의원은 "주택금융공사의 비상임 이사 모집공고에 '주택금융에 대한 전문성과 역량을 갖춘 임원을 모십니다'라는 문구가 있지만 임명된 해당인사들은 주택금융에 대한 전문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정무위는 또 사망한 유병언 전 회장에 대한 예보의 채무 탕감에 문제가 있다는 비판도 쏟아냈다. 유 전 회장이 2010년 예보로부터 채무 147억원 가운데 140억원을 탕감받았는데, 예보가 차명·은닉 재산을 제대로 조사하지 않고 이를 탕감한 것이 '특혜'가 아니냐는 것이다.

새누리당 김상민 의원은 "예보가 '별도의 재산이 발견되면 감면 내용을 무효로 하고 채무 전액을 상환하겠다'는 각서 한장만 달랑 받고, 숨긴 재산을 조사하지 않은 채 140억원 넘게 탕감해준 것은 심각한 직무유기 아니냐"고 지적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영환 의원도 "1997년 ㈜세모 부도 시 발생한 유 회장의 보증채무에 대해 예보가 2010년 140억원을 채무탕감 해준 것은 특혜 의혹이 있다"면서 "채무탕감 당시 유 회장 재산을 6억5000만원 밖에 밝혀내지 못하고, 배우자와 직계존비속 등 제3자 명의로 숨긴 재산을 조사조차 안한 것은 명백한 부실조사"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