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드컵’에서 전국체전까지…e스포츠 전성시대 다시 오나

2014-10-22 14:13

[4만여명의 유료 관객이 운집한 ‘2014 롤드컵’ 결승전 현장, 사진제공-라이엇 게임즈 ]

 
아주경제 정광연 기자 =e스포츠 열풍이 확산되고 있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른바 ‘롤드컵’에서 촉발된 e스포츠 신드롬이 전국체육대회까지 이어지고 있어 2000년대 초반에 이은 두 번째 전성시대가 점쳐지고 있다.

e스포츠 열풍의 핵심은 라이엇 게임즈가 주최한 ‘2014 시즌 LoL 월드 챔피언십(이하 2014 롤드컵)’이다.

라이엇 게임즈의 글로벌 히트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의 정식 e스포츠 대회인 ‘2014 롤드컵’은 지난 19일 한국 대표인 삼성 화이트의 우승으로 마무리됐다. 지난해 우승을 차지한 SK텔레콤 T1 K에 이어 삼성 화이트까지 트로피를 차지하며 한국은 ‘롤드컵’ 사상 최초로 2연패를 달성한 국가로 기록됐다.

지난 2011년부터 시작된 ‘롤드컵’은 세계 최고의 e스포츠 대회로 손꼽힌다. 특히 올해 대회에서는 8강전부터 결승전이 국내에서 진행됐는데 무려 6만5000명이 운집하며 ‘롤드컵’ 열풍을 실감케했다. 상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된 결승전에는 ‘월드컵’ 못지 않은 4만명의 관객이 몰리며 화제를 낳았다.

주목할 것은 조별 예선부터 결승전까지 모든 경기가 유료 관람이었다는 점이다. 결승전의 경우 가장 저렴한 좌석이 2만5000원으로 비교적 고가였지만 예매 두 시간만에 추가 좌석까지 매진될 정도로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그동안 ‘공짜’라는 인식이 강했던 e스포츠 대회에 유료 관람을 도입, 큰 성공을 거뒀다는 것만으로도 ‘롤드컵’의 의미는 크다.

국산 게임의 e스포츠 열풍도 뜨겁다. 엔씨소프트는 오는 11월 22일(한‧중 결승전)까지 ‘블레이드 & 소울 e-Sports 2014’ 하반기 대회를 진행한다. 지난 2013년 9월부터 총 7번 개회된 이 대회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동시에 진행됐음에도 불구하고 6200여명의 관람객을 동원하기도 했다(2014 비무제 임진록).

e스포츠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정식체육종목화를 위한 움직임도 서서히 성과를 거두고 있다.

실제로 e스포츠는 오는 29일 제주특별자치도에서 개최되는 제95회 전국체육대회에 동호인종목으로 참가하며 본격적인 저변 확대를 꾀하는 중이다. 동호인종목 경우 공식 메달 집계에는 반영되지 않지만 전국체전에 처음으로 포함됐다는 점만으로도 의미가 상당히 크다는 분석이다.

이같은 e스포츠 열풍은 게임에 대한 대중적 관심도를 높이고 대중 콘텐츠로 정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여기에 e스포츠 종목의 대부분이 온라인게임이기에 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온라인게임 시장의 침체를 극복할 방안으로도 꼽힌다. 

다만, 특정 인기 게임에 의존하는 경향이 너무 짙고 게임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이른바 ‘논(Non) 게이머’가 관람하기에는 너무 복잡하고 어렵다는 점은 여전히 문제로 지적된다. 따라서 일반 대중이 함께 즐기는 스포츠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콘텐츠 제공과 대중성 확보를 위한 적극적인 방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구기향 라이엇 게임즈 홍보실장은 “대중성 확보를 위해 고객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해 꾸준한 업데이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유관 기관들과 함께 e스포츠 활성화를 위한 장기 계획을 수립해 실행에 옮기고 있다”며 “또 하나의 스포츠로 성장하기 위해 다양한 오프라인 이벤트 등으로 일반 대중들도 즐길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