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국민안전 골든타임, 생명사랑의 실천!

2014-10-22 10:34

[사진=안양소방서 이병균 서장]


안양소방서장 이병균

지난 봄 우리 국민은 세월호 사고로 300명이 넘는 귀중한 생명을 잃었고, 그 가운데 열 분은 아직도 가족 품에 돌아오지 못한 것을 보며 모든 분들이 한 마음으로 애도했다.

그러나 그 슬픈 마음이 채 가시기도 전에 이번에는 판교 환풍구 추락사고로 인해 27며의 사상자가 발생한 대형 사고를 겪으며, 많은 분들이 크게 슬퍼하는 마음과 더불어 자신과 가족의 안전에 대한 불안감 또한 가지게 됐을 거라 생각된다.

재난은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하지만 재난이 발생한 이후에는 귀중한 생명을 구하고 인명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재난현장에 신속히 도착하는 게 중요하다. 화재 시에는 소방차가 화재현장에 5분 이내에 도착해야 화재의 연소 확산속도가 급격히 증가하기 전 구조대원이 현장 내에 진입할 수 있다.

또 심정지 및 호흡정지 등 응급환자가 발생한 경우 4~6분이 지나면 환자의 뇌손상이 시작돼 소생률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에 응급환자 발생시에도 4~6분이 환자의 생명을 위한 골든 타임(Golden Time)이다. 

그러나 실제 재난현장에 출동하는 소방관들이 이 골든 타임을 지키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도심에서는 도로를 꽉 막고 있는 자동차들의 행렬이 낯선 광경이 아니고, 간혹 싸이렌을 울리는 긴급차량이 꽉 막힌 길에서 더디게 진행하는 것을 보며 안타까워 했던 경험이 누구나 있을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119에 신고를 하고 도움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만약 그들이 내 가족이거나 내 가까운 이웃이라면, 누구든지 재빨리 달려가 돕고 싶지 않겠는가? 소방차가 빨리 도착해 그 일을 할 수 있도록 소방차에게 길을 터줘야만 한다. 국민의 안전을 위한 골든타임은 소방차 길터주기로 실현할 수 있다. 소방차에 길을 터주면 생명사랑을 실천할 수 있다.

국민안전 골든타임을 확보하기 위한 소방차 길터주기에 모든 국민의 자발적 참여를 기대한다. 출동하는 긴급차량이 있으면 도로의 가장자리로 피해 긴급차량이 먼저 통과할 수 있도록 길을 터줘야 한다. 생명사랑을 실천하는 길은 멀리 있지 않다. 소방차 길터주기는 생명 사랑의 실천, 꼭 기억해 주셨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