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나를 찾아줘’ 역대급 밀도 높은 치밀한 스릴러

2014-10-21 14:26

[사진=영화 '나를 찾아줘' 포스터]

아주경제 권혁기 기자 = 어느날 갑자기 아내가 사라졌다. 열려 있는 문, 깨져 있는 유리. 남편은 이상함을 느끼고 경찰에 신고를 한다.

영화 ‘나를 찾아줘’(감독 데이빗 핀처)의 도입부분이다. 오는 23일 개봉을 앞두고 있는 ‘나를 찾아줘’는 벤 에플렉과 로자먼드 파이크이 주연을 맡았다.

남성지 기자였던 닉 던(벤 애플렉)은 과거 한 파티에서 지금의 아내 에이미 던(로자먼드 파이크)을 만났다. 첫 눈에 에이미에게 반한 닉은 화려한 언변술로 그녀를 파티장 밖으로 인도한다. 닉의 활발하고 매력적인 성격에 두 사람이 사랑에 빠지는 시간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에이미는 뉴욕에서 유명인사다. 부모님이 ‘어메이징 에이미’라는 이름으로 에이미의 어린 시절을 동화로 그려내 많은 이들로부터 사랑을 받았다.

사랑을 받고 자라 사랑을 받는데 익숙한 에이미는, 그래도 닉의 사랑을 특별하다고 생각했다. 자신이 꿈꿔온 이상형에 가까운 남자가 바로 닉. ‘진정한 사랑’에 대한 고찰도 통한다. 여타 커플들처럼 돈 문제 때문에 싸우는 연인이 되지 말자고 다짐한다. 동화 속 주인공들이 만나는 왕자님처럼, 에이미는 이상에 가까운 남자를 기다려왔던 것.

그러던 어느날 경기 악화로 닉은 잡지사에서 해고를 당하고, 에이미는 출판사와 결별하며 빚더미에 앉은 부모님을 위해 자신의 신탁에 있던 100만 달러를 빌려준다. 닉은 이를 못마땅해 했지만 쿨하게 받아들이려 노력했다.
 

[사진=영화 '나를 찾아줘' 스틸컷]

실직자로 살아가던 닉은 어머니가 암에 걸렸다는 소식에 에이미를 데리고 고향인 미주리로 이사를 갔다. 고향에서 맞이하는 결혼 5주년 기념일 아침. 잠시 산책을 다녀온 닉은 아내가 없어진 사실을 인지하고 경찰에 연락한다. 실종 당일이지만 현지 경찰은 에이미가 유명 인사라는 점에 착안해 사건으로 판단, 단서 확보에 나선다.

여형사(킴 딕켄스)는 하루라도 빨리 에이미를 찾기 위해 기자회견을 열고 실종 사실을 알린다. 유명 인사의 실종에 언론은 닉의 집으로 카메라를 보낸다. 경찰의 조사가 진행되자 모든 단서들이 닉을 범인으로 몰고 있었다. 부엌 바닥에는 다량의 피를 닦은 흔적이 발견되고, 다른 침입 흔적이 없었다는 점에서 경찰은 닉을 실종자 가족에서 피의자로 바라본다. 닉과 닉의 쌍둥이 여동생 마고(캐리 쿤)이 운영하는 술집 ‘더 바’나 닉의 자동차, 집 모든 것이 에이미의 명의로 돼 있다는 점에 의심은 커갔다.

언론 역시 닉을 범인으로 단정한 듯 자극적인 보도로 닉과 닉의 쌍둥이 여동생 마고를 괴롭히기 시작한다.
 

[사진=영화 '나를 찾아줘' 스틸컷]

‘나를 찾아줘’는 반전이 매력적인 스릴러다. 더욱 매력적인 것은 그 반전이 스토리 전개상 빠르게 등장한다는 점이다. ‘나를 찾아줘’의 러닝타임은 149분으로 긴 편이다. 그러나 역대급 밀도 높은 치밀한 스토리는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기 직전까지도 긴장감을 늦추지 못하게 만든다.

데이빗 핀처 감독은 여러 개의 단서를 통해 숨을 졸이게 만들다가도 중간 중간 미국식 유머로 한 숨을 돌리게 만든다.

벤 애플렉, 로자먼드 파이크, 타일러 페리(태너 볼트 역), 킴 딕켄스 등 출연진들의 연기 역시 흠을 잡을 곳이 없을 정도로 훌륭하다.

한편, ‘나를 찾아줘’의 원제는 ‘곤 걸’(Gone Girl)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