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경제팀의 첫 성적표 '최악' 벗어날까
2014-10-20 17:33
한은, 24일 3분기 GDP 속보치 발표
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한국은행이 오는 24일 내놓을 올 3분기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7월 취임한 뒤 처음 나오는 실물경제에 대한 첫 성적표이기 때문이다. 앞서 정부는 3분기에 1%에 가까운 성장을 자신했지만, 2분기 부진에 따른 기저 효과에 불과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2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분기 GDP는 전분기 대비 0.9% 늘었다. 그러나 2분기 GDP는 전기 대비 0.5% 성장에 그쳤다. 2012년 3분기(0.4%) 이후 7개 분기 만의 최저치였다. 세월호 참사에 따른 민간소비 감소로 국내 수요가 부진하면서 성장률까지 끌어내린 것이다.
그럼에도 3분기에는 다를 것이라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앞서 최 부총리는 지난달 20일(현지시간)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경제성장률이 2분기에는 전분기 대비 0.5%에 그쳤지만 새 경제팀의 경제활성화 대책으로 3분기에 회복되면서 1%에 해당하는 성장으로 회복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최근 들어 경기동행지수와 선행지수는 상승세로 전환했다. 세월호 참사에 따른 2분기의 부진에서 어느 정도 벗어난 모양새다.
전문가들도 3분기 성장률이 1분기 수준이 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판단과는 달리 3분기 성장률은 '기저효과'가 이끌 것이라고 지적한다.
실제 민간 소비는 부진에서 점차 벗어나고는 있지만 아직은 회복세가 견실하지 않다. 소매판매는 1분기에 전기대비 0.3% 늘었지만 2분기에는 0.5% 감소했다. 월별로는 7월 0.3%, 8월 2.7%의 증가세를 보였지만 9월에는 다시 감소세가 예상된다.
설비투자는 수익성 악화, 기업심리 위축 등으로 세월호 사고가 일어났던 2분기보다 부진하다. 7월 3.4% 늘었던 설비투자는 8월에 10.6% 감소했다.
한은도 지난 15일 '2014~2015년 경제전망'에서 3분기 성장률을 전기 대비 1.1%에서 0.9%로 하향 조정했다. 신운 한은 국장은 “3분기 소비가 큰 폭으로 플러스될 것으로 예측했으나 예상보다는 낮았다”며 “설비투자도 부진하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최경환 경제팀의 첫 성적표는 '빛 좋은 개살구'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영준 연구위원은 "최경환 경제팀의 각종 경기부양책과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효과 등을 빼면 0.8%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창배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도 "3분기에 (성장률이)좀 올라간다고 해도 기저 효과로 인한 것에 불과할 뿐 성장의 질이 1분기 수준과 같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가 전망한 3.7% 성장률에도 차질이 생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한은은 올해 성장률을 3.5%로 내려잡았다.
정부의 전망대로 3분기에 1분기 수준(0.9%) 이상을 달성한다고 해도 4분기에 1.2~1.3%의 성장률을 올려야 정부의 올해 목표치 3.7%를 달성할 수 있다. 한은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2010년 2분기에 1.8%의 성장률을 달성한 이후 1.2%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한 분기는 한 번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