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없으면 채팅도 못해?" 중국 누리꾼 알리페이 채팅 '화제'

2014-10-20 14:17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최근 중국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알리페이(支付寶 즈푸바오)로 하는 채팅이 인기를 끌고 있다. 시나웨이보 상에서 ‘알리페이 채팅’이 검색어 순위 상위권에 들 정도라고 중국 시안완바오(西安晩報)가 20일 보도했다.

알리페이는 본래 알리바바 전용 지불결제 시스템으로 중국인 8억명이 알리페이 계좌를 1개씩은 가지고 있다. 알리페이 계좌로 쇼핑대금을 결제하거나 알리페이 계좌간 상호 이체도 가능하다

지난 해부터 알리페이는 입출금 이용내역 알림 문자서비스(SMS)를 추가했는데 누리꾼들은 바로 이 알리페이 SMS 서비스를 이용해 채팅을 주고받는 것이다. 

알리페이 채팅[사진=중국 바이두]


알리페이 채팅 방식은 간단하다. 알리페이 계좌이체 시 받는대상을 선택한후 입금 액수를 입력하면서 이용내역란에 받는사람에게 하고 싶은 메시지를 간단하게 적는 것이다. 입금 액수는 0.01위안부터 수백, 수천 위안까지도 가능하다. 몇 초 후 상대방 휴대폰에 입금 통지 내역과 함께 친구가 보낸 메시지가 전달되는 방식이다.

예를 들면 이런 방식이다. 얼마 전 감기에 걸린 중국인 하오하오 휴대폰으로 “23.33위안 입금.약 꼭 먹어.” “3.8위안 입금. 감기 나아”등 입금 사실 통지와 짤막한 위로의 말이 적힌 문자 메세지가 쏟아졌다. 하룻동안 하오하오의 알리페이 계좌에는 친구들로부터 총 62.62위안이‘위로금’으로 입금됐다.

현재 하오하오처럼 아픈 친구를 위해 위로금을 보내는 경우뿐만 아니라 사랑고백, 구혼, 결혼축하, 화해 등 상황에서도 알리페이 채팅이 이용되고 있다. 심지어 결혼을 앞둔 상대방에게도 수백 위안, 수천 위안의 축의금도 이 같은 알리페이 채팅으로 보내기도 한다고 신문은 전했다.

그러나 ‘알리페이 채팅’으로 인해 우정이나 사랑이 돈으로 매겨지는 것에 대해 불편한 시선도 존재한다. 중국 누리꾼들은 “세상에서 제일 비싼 채팅이다” “알리페이 채팅으로 돈 벌자” "돈 없으면 채팅도 못하는 세상" 등의 자조섞인 목소리도 흘러나왔다.

알리바바 관계사인 알리페이는 지난 2004년 알리바바가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사이트 이베이의 전자결제시스템인 페이팔을 벤치마킹해 설립한 일종의 3자 결제플랫폼이다. 최근엔 본래의 지급결제 기능 외에 지난해 ‘위어바오(餘額寶)’ 등과 같은 일종의 온라인 MMF 재태크 상품도 출시하며 중국인들 사이에서 광범위하게 애용되고 있다.

알리페이는 현재 8억명의 가입자가 이용하는 중국 최대 온라인 결제업체로 지난해 중국 시장 점유율은 48.7%에 달했다. 지난 1년간 알리페이 총 결제액은 3조8720억 위안(약 632조7000억원)에 달했다. 하루 평균 106억 위안(약 1조60000억원)이 알리페이를 통해 결제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