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영어 절대평가 2018학년도부터 9등급제로 시행 유력”
2014-10-20 11:30
아주경제 이한선 기자 = 수학능력평가 영어 절대평가가 2018학년도부터 9등급으로 점수를 정하는 고정분할 방식으로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왔다.
영어 절대평가제로 다른 과목으로의 사교육 풍선효과를 막을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20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대회의실에서 개최한 수능 영어영역 절대평가 도입 방안 공청회에서 주제발표를 맡은 강태중 중앙대 교수는 “수능 영어 절대평가는 고정 분할 점수 방식의 9등급 체제로 이뤄질 공산이 크다”며 “2017학년도 수능을 위해 결정한 한국사의 선례가 그런 가능성을 시사하고 좀 더 절대평가 취지를 살리는 다른 방식을 채택하려면 사회적인 통념과 싸워야 해 부담이 너무 크다고 판단하고 정부가 포기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고정분할 점수 방식은 미리 정해진 점수를 분할 점수로 적용하는 것을 말한다.
강 교수는 시행 시기와 관련해 “수능 영어영역 절대평가를 시행하는 시기는 2018학년도 수능부터 적용될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예상”이라고 밝혔다.
그는 평가 등급과 관련해서는 “수능 영어영역 절대평가 방안에서 채택할 가능성이 높은 등급 수 대안은 4~5개 안과 9개 안 정도가 될 것”이라며 “수능이 전형자료가 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성적이 변별력을 사실상 지니지 못할 정도로 등급 수를 2~3개 정도로 줄이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강 교수는 “절대평가 취지를 살린다면 등급 수는 많아야 5개 정도로 설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제안이 있지만 이를 받아들이기에는 대입전형의 현실이 녹록치 않고 수능에서 영어영역의 변별력을 급격하게 떨어뜨리는 경우 대학들이 다른 대안을 강구할 사태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며 “수능 다른 영역의 등급 수 9개와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의견을 종종 들을 수 있고 절대평가 취지가 다소 퇴색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9개 등급 안은 가능한 대안에 포함시켜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 교수는 수능 영어 절대평가의 근본 취지에 대해 단순히 사교육 문제 해결이 아니고 학교 영어교육 정상화에 있어야 한다며 수능 영어 절대평가는 독자적으로 성공할 수 없고 사교육이 다른 영역으로 옮겨갈 우려 등에 대한 보완책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강 교수는 우리 학교교육과 평가가 ‘상대적인 서열에 따른 변별’을 지나치게 강조해 왔다며 절대평가는 상대평가의 폐해를 해소하고 교육의 본연을 회복하는 방안으로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영어 영역에만 절대평가를 시행하면 사교육 풍선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교육부가 단순히 영어가 아닌 다른 영역, 특히 수학과 국어의 비중을 키워 그 자리를 차지하도록 두지 않고 대학별고사가 무질서하게 행해지도록 방치하지도 않을 것”이라며 “교육부가 이제까지 대입전형의 기조를 학교생활기록부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이끌어 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수능 영어 변별력이 약해진 점을 보완하는 대책에서도 교생활기록부를 중시하는 대안들을 모색할 것이라고 짐작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학생부 관련 제안은 이어진 토론에서도 나왔다.
권오현 서울대 입학처장은 “수능 영어절대평가 도입 후 대입 정시전형에 변별성을 높이려면 전형간소화 지침을 완화해 다른 전형요소를 추가하는 것이 필요하고 추가할 전형요소로는 학생부 교과가 가장 적합하다”며 “100% 수능 전형의 보완책으로 새로운 전형요소를 추가한다면 학생부 교과가 가장 적당하고 양측의 배분 비율은 대학의 사정에 따라 기준은 다르겠지만 수능 70~80%, 학생부 교과 30~20%가 적절하다”고 밝혔다.
안상진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부소장은 “수능 절대평가 전환을 빌미로 대학이 별도의 평가를 실시하는 것은 막아야 하고 현재 실시되고 있는 공교육 정상화 기여 대학 평가와 같이 재정 지원과 연계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보다 근본적으로는 교과 지식 관련 대학별 고사를 금지하기 위해 최소한 대입 전형 기본 사항에 명시하는 등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절대평가로 영어학습 동기가 약해질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강 교수는 "교육부가 학교 영어 수업을 정상적으로 바꿔 가려는 대안들로 대응하면서 말하기와 쓰기 등의 영역이 강화되도록 지원하고 학교에서 이뤄지는 평가 결과가 대입전형에서도 중요하게 활용되도록 만들어 읽기와 듣기 등에 치우친 수능의 평가를 보완하려고 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수능체제 개편관 관련해 강 교수는 “머지않아 수능체제에 전반적인 개편이 이뤄진다면 영어영역의 절대평가 방안은 당연히 연계돼야 하고 수능체제 개편은 영어 절대평가의 연장이며 확장인 구도를 지녀야 할 것”이라며 “영어 절대평가에서 수능체제 개편까지 일관되게 학교 교육을 정상화하고 소모적인 경쟁 투자를 무용하게 만들려는 구도를 추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