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교수출신 정형민 관장 직위해제..문체부 "학예사 부당채용의혹 조치"

2014-10-16 11:34

[정형민 국립현대미술관]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한국미협(이사장 조강훈)이 2013년 11월 "정형민 관장을 퇴진시키겠다"는 요구가 이뤄진 것일까. 1년만에 결국 그렇게 됐다.

 정형민 국립현대미술관장이 15일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직위해제 당했다.  서울대 교수 출신의 '서울대 제자' 구하기가 빚은 사건때문이다.

 문체부는 "정 관장의 학예사 부당채용 의혹과 관련한 감사원의 수사의뢰 조치에 따라 우선 직위해제 조치를 취한 것"이라며 "이후 수사 결과에 따라 추가적인 징계 절차를 밟게 될 것"이라고 16일 밝혔다.

국립현대미술관 관계자는 "정형민관장은 16일 출근을 하지않았다"고 밝혔다. 

 정형민 관장은 최근 기자와 만나 "임기를 마치면 서울대로 돌아가 학생들을 가르칠 것"이라고 했고, "관장을 맡아 말도많고 탈도 많아 힘이들고 지쳤지만 버티기를 잘했다"면서 국립현대미술관장으로서의 애정을 드러낸바 있다.

 하지만 퇴임은 커녕, 불명예퇴진 관장으로 기록됐다.  

앞서 감사원은 정형민 관장이 지인 2명을 점수 조작 등을 통해 학예사로 부당채용했다는 감사 결과를 지난 10일 발표하고, 관련 자료를 문체부에 통보했다. 관장의 직권남용과 업무방해 혐의 등도 검찰에 수사의뢰한 것으로 전해졌다. 감사원 감사에 따르면 정 관장은 지난해 11월 미술관의 학예연구사 공채에 자신의 제자들이 응시하자 채용 과정에서 서류전형 채점결과를 조작해 부당 채용에 관여했다.

앞서 이 기관의 서울관 개관 당시 개관전 참여 작가 38명 가운데 27명이 서울대 미대 출신인 사실이 알려지면서 미술계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정 관장은 서울대 동양화과 출신이다.  문제가 된 이들 큐레이터는 현재 전시기획을 맡아 일을 하고 있다. 

지난 2012년 1월 취임한 정 관장의 임기는 애초 지난 1월까지였으나 서울관 개관 등 업무 연속성을 이유로 내년 1월까지 1년 연장됐었다.

 그동안 정형민 관장은 서울관 개관에 초대받지 못한 한국미술협회로부터 퇴진하라는 압박에 시달렸고, 또 서울관 개관전시에 서울대 출신만 대거 참여 미술계로부터 '서울대 동문전'이라는 거센 비난을 받아왔다. 

 한편, 이후 공석인 관장 업무는 윤남순 기획운영단장이 잠정 대행한다. 현대미술관 서울관은 내달 13일 개관 1주년을 맞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