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증시전망] 산 넘어 산… 금리인하도 약발 글쎄

2014-10-12 13:48

아주경제 류태웅 기자 = 코스피가 환율 쇼크로 2000선을 내준 데 이어 이번에는 1900선조차 위협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유럽을 중심으로 세계 경기 회복세에 대한 의구심이 다시 커지고 있다. 임박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인하가 점쳐지지만 이미 때를 놓쳐 약발이 미미할 것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는 단기적으로 코스피가 1910선까지도 밀릴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주요 증권사가 1900선을 심리적인 지지선으로 설정하고 있으나 일각에서는 1800선 후반을 예상 저점으로 내놓는다.

코스피는 이달 들어 10일까지 2020.09에서 1940.92로 3.92%(79.17포인트) 하락했다. 지수는 같은 기간 7일을 제외하면 하루도 빠짐없이 뒷걸음질을 쳤다. 10일에는 지수가 한때 1931.88까지 밀리기도 했다. 3월 21일 장중 1927.85를 기록한 이후 최저치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요 상장사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 달러화 강세가 이어지면서 외국인이 우리 증시에서 줄줄이 빠져나가고 있다. 외국인은 이달 줄곧 매도우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누적 순매도액은 1조3000억원을 넘어선다. 이에 비해 기관은 같은 기간 날마다 주식을 샀지만 순매수액이 약 6500억원에 머물렀다.

주요국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점도 투자심리를 악화시키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8일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10일에는 유로존 경제를 이끌고 있는 독일 경기지표 악화 우려로 주요국 증시가 일제히 추락했다. 

8월 독일 수출은 전월 대비 5.8% 감소한 926억 유로(126조9700억원)로 2009년 1월 이후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독일에 대해 가장 우려스럽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IMF는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7월보다 0.1%포인트 하향 조정한 3.3%로 전망했다. 내년 전망치도 기존 4.0%에서 3.8%로 내려잡았다.

세계 경기둔화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면서 증시에서는 안전자산 선호심리를 더욱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주요 증권사는 이번 주도 우리 증시 반등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3분기 어닝시즌이 마무리되지 않았지만 추가로 나올 기업 실적도 전망이 밝지 않다. 대외 악재가 잇따르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반등 동력을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인 것이다.

이창목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대외적으로 보면 경기후퇴가 우려되는 유로존에서 강력한 부양책을 내놓는 것 외에는 기대할 만한 호재가 없다"며 "세계 증시 전반적으로 기간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강관우 독립리서치 올라FN 대표도 "주요 상장사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 부양책 약발도 크게 약해졌다"며 "코스피 예상 저점을 1915선 내외로 제시한다"고 전했다.

그나마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은 단기적으로라도 기대를 걸어볼 만한 이벤트다. 오는 15일로 잡힌 한은 금통위가 기대하는 대로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할 경우 투자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정부가 이달 안에 추가로 내놓을 예정인 증시 활성화 대책도 눈여겨 봐야 한다.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기준금리 인하와 증시 활성화 대책이 대외 악재를 이겨내는 데 얼마나 도움을 줄지는 미지수"라며 "이달 안에는 의미 있는 반등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