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볼트' 빠진 고속도로 78곳…부당이득 취한 건설사 직원기소
2014-10-10 08:34
아주경제 최수연 기자 = 건설사 직원들이 고속도로 터널 공사 과정에서 터널 붕괴를 막는 락볼트(rock bolt)를 설계보다 적게 넣어 이득을 취한 사실이 드러났다.
락볼트란 3~5m 길이로 터널을 뚫을 때 수직으로 꽂아 바위가 무너져 내리는 것을 막는 데 사용하는 쇠로 된 대형 나사. 1초 만에 굳는 특수 콘크리트인 숏크리트 등과 함께 사용돼 터널의 안전성을 확보하는 핵심 자재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문홍성 부장)는 개당 2만원 안팎인 락볼트를 설계 수량보다 훨씬 적게 넣어 시공하고 설계대로 시공한 것으로 속여 공사비를 과다 청구한 혐의(특정경제범죄처벌법상 사기 등)로 선산토건 현장소장 이모(56)씨 등 3명을 구속 기소하고 6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9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고속도로 영동~옥천 1구간에서 락볼트와 기타 비용을 과다 청구해 15억6550만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계룡건설산업 현장소장 신모(55)씨는 같은 구간 터널에 락볼트 설계수량 4만6197개의 절반이 넘는 2만4824개를 넣지 않고 시공한 뒤 시공비 등 16억1350여만원을 받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동부건설 현장소장 김모(48)씨 등 7명은 락볼트 수량 등이 기재된 거래명세표와 세금계산서 등을 위조해 도로공사에 제출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적발된 기업에는 대우건설과 삼성물산, 동부건설 등 대기업도 포함돼있다.
검찰 조사 결과 2010년 이후 착공한 전국의 터널 121곳 가운데 64%인 78곳은 락볼트가 설계 수량보다 적게 시공된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