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텔이 월세 반토막… 세종시 수익형 부동산 임대수익 주의보

2014-10-09 10:30

세종시 첫마을 공인중개업소.[사진=이명철 기자]

아주경제 이명철 기자 =세종시 수익형 부동산 임대시장이 붕괴 조짐이다. 한때 오피스텔 청약광풍까지 불었으나 월세가 반토막이 나는 등 임대료가 급전직하 추세다. 주거단지 조성이 초기단계여서 편의시설이 아직 충분치 않은데다, 이전 공무원 임대 수요가 예상만큼 많지 않아서다.  

9일 세종시 현지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올 8~9월 입주한 ‘세종시 푸르지오시티 1·2차’는 작은 주택형인 전용 21~24㎡가 3~4개월 단기 계약 시 최저 보증금 100만원에 월 임대료 30만원 대에 월세 매물을 구할 수 있다. 보증금을 300만원으로 올리면 월세는 20만원선까지 낮아진다.

앞서 5월 준공된 ‘세종한신휴시티’도 주거용으로 등록하지 않을 경우 보증금 100만원에 월 25만원에도 월세 계약이 가능하다. 주거용 등록시에는 300만원에 월 25만원 수준이다.

일반 도시형생활주택 원룸형 시세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정부청사와 거리가 있는 편인 조치원읍 원룸은 단기 임대 시 보증금 50만원에 월 25만원짜리 매물도 등장했다.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 입주가 본격화되기 전인 지난해까지 세종시 주변 원룸의 월 임대료가 50만원 선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어진동 A공인 관계자는 “푸르지오시티의 현재 매매가는 8000만원대 초반으로 분양가 대비 1000만원 이상 하락했다”며 “계약금을 포기하고서라도 손절매를 하려는 것”이라고 전했다.

세종시 푸르지오시티의 경우 2012년 공급 당시 1차는 52.9대 1, 2차 66.4대 1의 평균 경쟁률을 기록할 정도로 청약에서 인기를 끌었다. 3.3㎡당 분양가가 500만원대로 저렴해 꽤 높은 임대수익을 걷을 수 있다는 기대에서다. 비슷한 시기 공급된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도 모두 청약에서 쏠쏠한 성적을 거뒀다. 

세종시 수익형 부동산 임대수익의 하락은 단기간에 집중된 공급이 첫째 문제라는 게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실제 부동산114에 따르면 세종시에서는 지금까지 2916실의 오피스텔이 공급됐다. 국토교통통계누리 조사를 보면 지난해부터 올 8월까지 도시형생활주택 인허가 실적은 3397가구다. 약 2년 동안 세종시에서만 6000가구 이상의 원룸형 주택이 공급된 것이다.

문제는 굳이 원룸형 주택에 입주하려는 수요자를 찾기 힘들다는 것이다. 현지 ABC공인 문경미 대표는 “아파트 입주물량 역시 급증해 세종시 첫마을의 경우 보증금 1000만원에 월 50만원 정도면 월세 계약이 가능하다”며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가격이어서 원룸보다는 아파트를 선호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입주한 주거단지에 비해 크게 부족한 생활편의시설도 문제다. 나성동 성실공인 정해용 대표는 “종합병원 하나 없는데다 이마트·홈플러스는 올 연말에나 문을 여는 실정”이라며 “나중에 공무원이 많이 내려온다고 해도 가족단위기 때문에 원룸형은 사실상 수요예측을 잘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원룸형 주택의 주요 수요층인 공무원들이 임대시장을 오히려 흐리고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아파트 매입을 통해 정착해야 부동산 시장도 안정될 텐데 전매를 노리며 전세를 전전해 월세 시장 역시 불안정하다는 것이다.

한 공인중개사는 “세종시 특별분양을 받았다가 프리미엄 2000만~5000만원을 받고 전매한 공무원들이 다시 청약에 가입해 1순위 자격을 얻어 알짜인 2-2생활권 청약에 나서고 있다”며 “특별분양을 받은 아파트가 아닌 첫마을에서 전세로 살던 이들의 계약 만료로 전세물량이 늘어 원룸형까지 타격을 받는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