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광효 기자=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미국의 존 오키프(75) 박사와 부부 과학자인 노르웨이 마이브리트 모세르(여·51)와 에드바르드 모세르(52) 박사가 선정됐다.

6일(현지시간)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이날 스웨덴 카롤린스카 의대 노벨위원회는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에 대해 “뇌세포 내에서 '뇌 안의 GPS'라고 할 수 있는 위치정보 처리 세포들을 발견해 사람들이 위치와 방향을 파악하는 원리를 규명한 세 과학자를 선정했다”며 “수상자들의 이 연구 성과는 더 높은 수준의 인지기능을 세포 수준에서 규명할 수 있는 토대가 됐다”고 밝혔다.

노벨위원회는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에 대해 “이들의 연구가 수백년 동안 철학자들과 과학자들을 사로잡아온 문제인 ‘뇌가 어떻게 주변 공간의 지도를 만들고 어떻게 복잡한 환경에서 길을 찾아낼 수 있는가?’라는 문제를 해결했다”며 “이들이 밝혀낸 뇌 위치정보 처리시스템에 대한 지식은 알츠하이머병 환자들을 괴롭히는 '공간 기억 상실'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데 기여하고 기억과 사고, 계획 같은 더 높은 인지과정에 대해 이해하는 데도 새 길을 열었다”고 밝혔다.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 존 오키프 박사는 지난 1971년 쥐 실험 과정에서 뇌에서 위치정보 처리시스템을 구성하는 세포를 처음으로 발견했다. 또한 뇌 해마 부위에서 쥐가 특정 위치에 갈 때만 활성화되는 신경세포가 있음을 발견하고 이를 '장소세포'(space cell)로 명명했다.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 존 오키프 박사는 미국 태생이다.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의 교수로 재직 중이다. 미국·영국 이중국적자다.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인 모세르 박사 부부는 둘다 노르웨이 과학기술대 교수로, 2005년 뇌 해마 바로 옆 내후각피질에서 위치정보 처리시스템을 구성하는 또 다른 세포를 발견했다. 이들은 이 세포를 '격자세포(grid cell)'로 명명했다.

격자세포는 뇌 안에서 일종의 좌표계를 생성해 사람들이 정밀한 위치를 결정하고 방향을 설정하는 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 존 오키프 박사에게는 노벨상 상금 800만 크로네(약 110만 달러) 중 400만 크로네가 돌아갔다. 나머지 400만 크로네는 모세르 부부가 받는다.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 모세르 부부는 마리·피에르 퀴리 부부 등에 이어 사상 다섯번째 부부 수상을 하게 됐다.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 외에 다른 부문 노벨상 수상자는 7일 물리학상, 8일 화학상, 9일 문학상, 10일 평화상, 13일 경제학상 수상자가 발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