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폐시추공을 드릴십 시험설비로 활용 사업 추진

2014-09-30 11:40

 

아주경제 신희강 기자 = 정부가 석유 탐사를 위해 시추했던 해양 광구를 국내 조선사들이 만든 드릴십(시추선)의 시험평가 시설로 활용하는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석유가 발견되지 않은 동해 울릉분지의 폐시추공인 '주작-1'을 재활용하는 시범사업을 개시한다고 30일 밝혔다.

이에 따라 삼성중공업이 최근 인도한 해양 플랜트 선박인 머스크드드릴링사의 드릴십 '머스크 벤처러'를 울릉분지로 해역으로 출항했다.

드릴십이 작업 해역에 도착하면 해저 1860m 깊이에 있는 유정에 유정폭발방지기를 결합·분리하는 시험평가를 수행한다. 유정폭발방지는 유정의 가장 윗부분에 설치돼 원유가 흘러나오는 것을 방지하는 설비다.

그동안 시추선사들은 우리나라에서 건조한 드릴십을 멕시코만이나 북해 등에서 시험평가해야 했다. 긴 거리를 이동하다 보니 비용이 많이 들었다.

하지만 이번 울릉분지 폐시추공이 새로운 시험평가 시설로 활용되면서 국내조선업계는 새로운 사업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산업부는 내다봤다.

조선업계가 드릴십을 건조해 주는 사업뿐 아니라 시험평가 작업까지 함께 제공할 수 있는 종합 솔루션 상품을 갖추게 됐다는 것이다. 국내 조선소 인근에서 적은 비용으로 시험평가까지 함께 마칠 수 있다면 그만큼 수주 경쟁력이 높아진다.

산업부 관계자는 "멕시코만이나 북해에서 시험평가를 할 때보다 드릴십 1척당 350억원 정도의 비용 절감이 예상된다"며 "동해 폐시추공에서 시험평가 항목을 단계적으로 늘리고 차세대 시추 시스템을 위한 시험평가 기반도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주작-1은 조선소 인근 해역에 위치해 있으면서 탐사·시추 결과, 석유가 전혀 발견되지 않은 건공(dry well)로 밝혀져 시추시스템 시험평가를 위한 최적지로 주목받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