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연금 개혁안,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에 영향 미칠까…한국갤럽 결과 살펴보니

2014-09-26 17:12
한국갤럽 “이번 주 긍정·부정 평가 이유에 ‘공무원 연금 개혁’ 문제 응답돼 눈길”

[사진=아주경제 DB]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인 ‘공무원연금 개혁안’ 문제가 박근혜 대통령의 긍정·부정 평가 이유에 포함된 것으로 조사됐다.

그 수치는 1%로 미미하지만, 박근혜 정부 국정과제의 화약고인 만큼 향후 여론에 따라 대통령의 국정운영 동력은 물론 정책 방향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6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의 9월 넷째 주 정례조사 결과에 따르면 박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지난주 대비 5% 포인트 상승한 49%였다.

반면 박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부정 평가 비율은 같은 기간 3% 포인트 하락하면서 44%에 그쳤다. 7%는 의견을 유보했다(어느 쪽도 아님 3%, 모름·응답거절 4%).

주목할 대목은 박 대통령의 긍정·부정 평가 이유에 지난주까지 없었던 공무원연금 개혁 방안이 포함돼 있다는 점이다.

한국갤럽 조사 결과 박 대통령의 긍정 평가 이유에도, 부정 평가 이유에도 1%씩 공무원연금 개혁안이 들어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박 대통령 직무 수행 긍정 평가 이유에는 ‘주관, 소신 있음·여론에 끌려가지 않음’이 23%로 가장 많았고, 이어 ‘외교·국제 관계(18%)’, ‘열심히 한다·노력한다(14%)’, ‘복지 정책 확대(7%)’ 등의 순이었다.

박 대통령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이유로는 ‘소통 미흡(19%)’이 가장 많이 꼽혔다. 이밖에 ‘세월호 수습 미흡(16%)’, ‘공약 실천 미흡·공약 변경(10%)’, ‘국정 운영이 원활하지 않다(9%)’ 등의 순이었다.
 

박근혜 대통령 [사진=아주경제DB]


한국갤럽은 박 대통령의 긍정·부정 평가 이유와 관련해 “인사 문제 응답이 소폭 늘어(2%→5%) 송광용 수석 사퇴에 이어 이번 주 적십자사 총재와 코바코 사장 등 ‘보은 인사’ 논란이 반영된 듯하다”고 말한 뒤 “이번 주 긍정·부정 평가 이유 양쪽에 ‘공무원 연금 개혁’ 문제가 응답돼 눈길을 끌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한국연금학회는 지난 21일 국회에서 예정된 공무원연금 개혁 관련 토론회에 앞서 재직 공무원의 연금 부담금 43% 인상(이하 현재 대비), 수령액 34% 삭감을 골자로 하는 방안을 공개했다.

하지만 한국연금학회에 삼성화재 등 사보험 관계자들이 부회장 등 임원진에 포진하면서 당정청이 공적 연금 후퇴에 팔을 걷어붙인 게 아니냐는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논란이 일자 한국연금학회장인 김용하 순천향대학교 교수는 이날 전격 사임했다.

실제 한국연금학회 조직 및 임원명단에 따르면 박홍민·김철배 부회장의 소속은 삼성화재와 금융투자협회다. 류재광·박기출·박준범 이사는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최성환 이사는 한화생명 은퇴연구소 소속이다.

한국연금학회의 기관회원에는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대우증권(주) △동양증권(주) △미래에셋 은퇴연구소 △사단법인 생명보험협회 △사단법인 손해보험협회 △삼성생명은퇴연구소 △삼성화재 △알리안츠글로벌인베스터스자산운용 △외환은행 △지아보험컨설팅㈜ △트러스톤자산운용(주) △한국투자증권 △한화생명보험(주) 등이 포함됐다.

그러자 참여연대는 지난 22일 논평을 내고 한국연금학회의 공무원연금 개혁안과 관련, “일개 학회를 통해 우회적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점에서 비판받아 마땅하다”며 “재정논리에 의해 공무원연금을 국민연금에 맞추는 하향 평준화가 아닌 전 국민이 안정적 노후를 보장받을 수 있는 국민연금의 상향 평준화를 위한 개혁을 공개적으로 논의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 출범 직후부터 촉발된 보수정권의 ‘비즈니스 프렌들리’ 논란의 확산 여부에 따라 박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도 영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는 셈이다.

한편 한국갤럽의 이번 조사는 지난 23~25일 사흘간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 RDD 표본 프레임에서 무작위 추출한 뒤 전화 조사원의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 ±3.1% 포인트이며 응답률은 15%(총 통화 6566명 중 1001명 응답 완료)였다.